아슬아슬한 신뢰. 차를 가지고 출퇴근하는 것이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졌다. 긴장도 안 되고, 딴 생각도 하고, 사방 경계가 소홀할 때도 있고, 생각 없이 움직이다 다른 차를 위협하게 되어 빵빵 경적도 듣고, 앞뒤 안 보고 끼어드는 다른 차에 하이빔을 쏘기도 한다. 손 가는대로 대충 보지 않고 움직.. 나/상념의 문서화 2013.04.09
첫 우도. 스쿠터는 처음이라 조심스러웠지만 재미있었고, 조금 무서웠지만 신났다. 엑셀을 끝까지 당기며 빠르게 날아가고 싶었지만, 오히려 두려움에 브레이크를 밟아 세운 것은 내 가진 것이 많기에- 나는 책임이 있기에- 일을 벌렸다. 정리할 수 있겠지만 조금 두렵다. 정말 잘 한걸까? .. 나/현재를 찍다 2013.04.07
선. 신랑이 아파 먼저 잠들고 아이와 뒹굴며 재우다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려다 삼키고 하려다 삼키고 이제 말을 알아듣고 응용하는 나이. 넋두리를 하려다 불현듯 떠오른 문장 하나에 모든 것을 함축해 읊조리다. 네가 나의 線이구나. 네가 나의 善이구나. 네가 나의 選이구나. 네.. 나/짧은 혼잣말 2013.03.31
부끄럽다. 새벽에 깨서 떠오르는 생각이 대수롭지 않다면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이 수월한데, 오늘은 새벽 세 시에 정신이 맑아질 만큼 부끄럽다.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왜이리 효율적이지 못할까. 이성적이고 침착한 나는 아예 없었던걸까. 친할수록 예의를 갖추고 거리를 두어야지... 나/짧은 혼잣말 2013.03.26
몸이 부서져버릴 것 같다. 평일에는 일찍 출근해서 회의하고 일하고 야근하고 맛있는 점심과 즐거운 저녁 먹고 또 일하고 때때로 옥상에서 바람쐬고 산책하고 또 일하고 교통체증이 풀린 올림픽대로를 달리며 귀가하고 아이를 안고 놀아주다 기절하듯 잠든다. 새벽에 깨서 아이를 챙기는 것은 자주. 요즘.. 나/상념의 문서화 2013.03.23
워킹맘의 부채의식. 학교 다닐 때나, 미혼일 때는 그러하지 않았다. 일 하고 싶을 때는 일 하고, 쉬고 싶을 때는 쉬었다. 놀고 싶을 때는 놀았고, 친구를 만나고 싶을 때는 만났다. 내 행동은 나 혼자만 책임지면 되었고, 모든 결과는 스스로가 감내하면 되었다. 지난 주 평일, 람이가 물 내리는 소리에 .. 나/상념의 문서화 2013.03.17
귀걸이. 귀걸이를 여러 개 샀다. 그리고 받았다. 즐겨 하던 악세서리. 내 여성성이 표출되는 거의 유일한 유희. 임신과 출산으로 한동안 먼지만 쌓인 귀걸이들을 정리했다. 버릴 것 버리고, 닦을 것 닦고, 예물함 꺼내어 자리 잡아두고- 점점 본디의 나와, 엄마인 내가 서로 타협하며 조화를.. 나/상념의 문서화 2013.03.10
데이터마이닝의 재미. 나는 본디 주기적으로 워커홀릭 상태에 돌입했었다. 밤에 일 관련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새벽에도 몇 번씩 깨고, 아침에 출근해서 그 아이디어를 가지고 하루종일 죽어라 일하다가, 잠깐 휴식을 취할 때마다 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다시 컴퓨터 앞에 붙어 앉아 열심히 데이터 보.. 나/현재를 찍다 2013.03.07
중간 점검. 멋진 사람들과 살고 있다면 내 빛이 그대로인가 점검해보아야 한다. 즐거움이 공허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순간의 충동에 휩쓸리지 않으며 적당히 담백하게 적당히 거리를 두고. 바쁜 이 시기를 어찌 보내야 하는가 인생의 낙을 바른 방향에서 찾을 수 있도록. 갈림길에서는 항.. 나/상념의 문서화 2013.03.05
되세김질. 바쁜데- 어제는 이것저것 이야기를 해야 하는 자리가 많아서 진도를 많이 빼지 못 했다. 아쉽고 살짝 지쳐서 돌아왔는데- 새벽에 아이 때문에 깼다. 머리 속에서 낮에 있었던 일들이 리플레이 되고 있다. 신입 면접을 하나 보았고, 아끼는 사람의 고충을 듣고 조언을 해 주었다. 두 .. 나/상념의 문서화 2013.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