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일찍 출근해서 회의하고 일하고 야근하고
맛있는 점심과 즐거운 저녁 먹고 또 일하고
때때로 옥상에서 바람쐬고 산책하고 또 일하고
교통체증이 풀린 올림픽대로를 달리며 귀가하고
아이를 안고 놀아주다 기절하듯 잠든다.
새벽에 깨서 아이를 챙기는 것은 자주.
요즘은 일 생각에 한 번 깨면 다시 잠들지 못하겠기도.
주말에는 아이 데리고 병원 가거나
날이 풀렸으니 아이의 욕구를 풀어줄 겸 산책도 하고
아버지 생신 기념 저녁 외식을 하고
시댁에는 매주 가는 걸 기본으로 하되,
못 가도 격주로는 가서 손주와 아들을 보여드린다.
신랑과의 못다한 대화도 나누며
인생에 대한 서로의 생각도 공유한다.
매일매일 전력질주를 하는 느낌.
억지로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다 마땅히 그러해야만 하는 것이고
그리하지 못하면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커진다.
내 즐거움을 위해서 나 좋다고 하는 것들.
그런데 몸이 슬슬 삐꺽댄다.
때때로 띵하고 어지럽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집도 회사도
푹 자고 쉴 상황이 아니네.
이번 주는 애가 아파서 더 심한듯.
문득 샤워 후에,
뜨거운 물로 몸을 지지고 나서
내 몸이 부서질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