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요즘 인피니트가 좋아.” 라고 말했다. 신랑은 “다행이다. 좋아하는 게 있어서.” 라고 답했다. 그렇게라도 삶에 낙을 가지는 것이 좋다며 남자 아이돌 좋다는 와이프를 한심해하는 것이 아닌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따뜻한 표정이었다. 일요일 늦은 오후 함께 산책과 조깅을 하고 오는 길에 친정 들렀다 올테니 먼저 올라가 플스하라고 권했다. 단칼에 거절하더니 단호하게 같이 가자고 한다. 요즘 흉흉한 일이 많아 혼자 가는 것 하지 말라고. 조용한 주택가. 걸어서 10분 미만. 아직 해가 떠 있었다. 곧 알게된 지 20년이 된다. 나도 그에게, 그도 나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서로를 안쓰럽게 여기며 연민을 느낀다. 존재에 감사하며, 잃어버릴까 두려워한다. 아포칼립스적인 우울감이 덮쳐오는 시국을 살아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