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쁨. 열심히 노젓다 흘러가다 노젓다 흘러가다. 잠깐 풍경을 볼라치면 갑자기 뱃전에 구멍이. 허겁지겁 틀어막아 보수하고 또 노젓고 노젓고 정신 놓고 흘러가다. 눈 감자마자 뜨고 또 노젓고. 시간도 넘나 빠르고, 일이 너무 많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 산란하고 기력이 쇠하는 연어처.. 나/상념의 문서화 2018.01.29
단유. 음주 시작. 2018년이 되어, 단유했다. 몸이 너무 힘들어서, 살고자 그만 했다. 큰애 때는 출장을 다녀서 아이가 일주일씩 못 만나며 자연스럽게 단유가 진행되었는데, 둘째 때는 출장을 가지도 않고, 가서는 안되는 상황이 되니, 아이가 컨디션에 따라 너무 자주 찾기도 하고, 칭얼거리며 습관.. 나/상념의 문서화 2018.01.10
제대로 이별하는 것. 오랜만에 주말 출근을 했다. 장염에 걸려 밤부터 새벽까지 연신 토하며 애처롭게 우는 둘째 챙기다, 몇 시간 눈 붙인 아침. 신랑과 애들은 병원 보내고, 난장판이 된 집을 대충 치우고, 손님맞이 음식을 했다. 다행히 시댁 식구들이 와주셔서 아이들과 남편을 맡기고 나올 수 있었.. 나/상념의 문서화 2017.12.25
엄마의 감기몸살. 도저히 출근 못 하겠는 아침. 느적느적 애들 준비해 어린이집에 집어 넣으니 열 시. 집에 있는 걸로 밥 먹고 쓰러져 잠들었다 깨니 침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목이 아프다. 병원 다녀와, 수유 중 가능한 약이라고 받아온 건 역시나 타이레놀. 오랜만에 38도 찍은 밤. 밤새 애들은 번갈.. 나/상념의 문서화 2017.11.08
노력의 방향 생각을 하다, 노력의 방향이 다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다른가 생각을 해보니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멈춰있는 것 같은 같지만, 가장 바쁘고 힘든 시기. 용량이 넘칠듯 아슬아슬하여, 주물주물 조금씩 형태를 바꾸는 중인 그릇의 용도와 크기는 결.. 나/상념의 문서화 2017.09.27
소박한 행복. 잘 떠지지 않는 눈으로 알람을 보고, 으아~~ 잠깐 엎드렸다가 벌떡 일어나 아이들을 깨우고 먹이고 씻기고 크림 바르고 입히고 그릇 정리하고 설겆이하고 창문 닫고 불끄고 신발신겨 나와 소몰듯 몰아서 어린이집에 넣고, 간신히 사무실 자리에 앉으면, "출근에 성공했다!!".. 나/상념의 문서화 2017.09.06
서울이 한 돌. 아기 얼굴은 붓고 붉고 거칠다. 몸도 동전 습진이 올라오고 거칠고 오돌도돌하다. 요 몇 주 아프고 피부도 안 좋고 난리다. 아기의 정확한 돌은 금요일이었고,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했다 퇴근해 돌아오니 여기저기 흠집난 얼굴과 몸으로 진상이 되어 계시기에 서둘러 부모님 퇴.. 나/상념의 문서화 2017.05.26
엄마의 마음. 대선 투표하는 길에 청년들을 많이 지나쳤다. 전 같으면 그리 잘생겼다는 생각이 안 들텐데... 내 아들이 저렇게 컸을 엄마의 마음에 빙의하니 하나같이 어찌나 기특하고 잘생겼는지 마스크를 쓰고 흘끔대며 연신 감탄했다. ㅎㅎ 엄마의 마음으로 투표했다. 아들들이 크는 나라는 .. 나/상념의 문서화 2017.05.09
느리게 걷기. 항상 빠르게 달리기, 남들보다 빠르게 통과하기, 최소한 뒤쳐지진 말기, 덩어리에서 떨어지지 않게 붙어있으려 애쓰며, 경쟁 사회에서 자리잡기 위해 살아왔다. 많은 걸 얻었다는 건 많은 걸 포기하고 집중했다는 뜻이다. 열심히 달려, 아이를 얻었다. 얻기 어렵고 기르기 더 어려.. 나/상념의 문서화 2017.05.03
복직 결정. 굳이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설겆이와 굳이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빨래와 굳이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어린이집 운영위원회와 굳이 매일 하지 않아도 되는 요리들을 하고 있는 걸 깨닫고 그냥 이 에너지로 공부하고 돈이나 벌자 싶어 복직하기로 했다. 큰애도 돈이 있으면 좋으니 .. 나/상념의 문서화 2017.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