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다 할 수 없기에 포기한 부분 때문에 속이 상한 건 아무래도 위선인 것 같다. 책임질 수 없으면서 시작하는 건 결국 모든 걸 망치기 마련. 좁히고 또 좁히고. 버리고 또 버리고. 재미없어도 익숙해지고 또 그 안에서 적응하고 살아지고. 그런거고. 미안한거도 위선인거고. 다 그런거.. 나/상념의 문서화 2015.12.01
전반적으로 전보다 나은 건 분명한데 속을 뒤집는 횟수는 훨씬 많다. 기억보다 견디기 수월한데 인내심은 더 짧아진 것 같다. 잘 버틸 수 있을 것인가. 나이듦은 슬플 때 간혹 있지만, 시간은 빨리 갔으면 좋겠다. 비중이 점점 커지는 지겹다는 감정을 어케든 부여잡고 있는데 버틸 수 있겠지. .. 나/상념의 문서화 2015.11.22
허무함과 소소함 사이. 또 한 분이 돌아가셨다. 생전을 돌이켜보면 참으로 허무한 인생이다. 이렇게 가실 거 상처 주고 받으면서 왜 그리 아등바등 사셨을까. 키를 잡고 나아가게 되는 시기부터 깨닫게 된다. 내 힘으로 제어할 수 없는 게 세상이구나. 욕심 부려봤자, 안간힘을 써봤자 안 되는 게 되지 않.. 나/상념의 문서화 2015.04.05
SNS의 의미. 일이년 전에 페이스북 탈퇴를 했었다.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너무 넓은 나의 시야를 좁히기 위해서였다. 발 밑, 코 앞만 보고 싶었던 시기에 나같은 활자중독녀에게는 지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올라오는 페이스북은 너무 많은 리소스를 빼앗는 독이었다. 두번째는 친구가.. 나/상념의 문서화 2015.04.04
밤에 쓰는 글. 한바탕 난리를 겪은 뒤에 내면을 관조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디까지 가면 부러질 지 알게 되어 조짐만 보여도 조심한다. 욕심과 걱정을 많이 덜어내고 유연한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 하지만 살아온 버릇이 있는지라, 수시로 흠칫 흠칫 놀라게 된다. 거긴 한 발자국만 더 나가면 진.. 나/상념의 문서화 2015.04.02
책거리. 책을 번역했었다. 재작년 겨울에. 정확히는 주 번역자 님을 미약하게 지원하는 수준의 보조 번역자였지만;; 여러모로 모두가 과거형이다. 결국 좋은 추억이 남았지. 씁쓸아련하구나. 주 번역자님이 번역료를 엔빵 하시고 남겨두신 우수리를 오늘 송별회 겸 책거리 겸 해서 털어 먹.. 나/상념의 문서화 2015.03.11
생각 관리. 낭떠러지 가장자리를 걷고 있다. 중앙으로 다시 들어가려 아등바등 하다보면 어느새 다시 떨어지기 직전으로 밀려나와 있다. 세상이 어찌나 어두워 보이는 지 가슴이 꽉 막혀 피가 돌지 않는다. 치열하게 생각하고 난 뒤, 간신히 다시 중앙을 향해 돌아가며 한숨. 아니 길고 좁은 .. 나/상념의 문서화 2015.02.22
미화된 기억. 폰과 케이스를 선물 받고, 오래간만에 기분이 좋아졌다. 백업 후다닥, 인증서 이동 슉슉~ 3GS -> 4S -> 5 -> 6+ 리퍼 포함 참 많이 한 작업이라, 기계적으로 손을 움직이다 마음에 들어 담아두었던 사진 두 장을 보았다. 남산, 컵케이크, 벚꽃, 낙엽, 뽀득뽀득 눈 쌓인 길. 해가 쨍 .. 나/상념의 문서화 2014.12.30
치열함의 지겨움. 피검사를 또 해봐도 지혈 반응 속도가 기준 미달이라 혈액내과 협진을 해야 한다며 오전 일순위였던 수술 순서가 조금 밀릴거라는 이야기를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한테 번갈아 들으면서 지금이라도 수술 안 한다고 하고 튈까! 튈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혈관이 약하다며 팔.. 나/상념의 문서화 201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