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출근 못 하겠는 아침.
느적느적 애들 준비해 어린이집에 집어 넣으니 열 시.
집에 있는 걸로 밥 먹고 쓰러져 잠들었다 깨니
침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목이 아프다.
병원 다녀와, 수유 중 가능한 약이라고 받아온 건 역시나 타이레놀.
오랜만에 38도 찍은 밤.
밤새 애들은 번갈아 깨지, 종종 울지.
늘상 그랬지만, 아프니까 더 한숨이 나온다.
문득, 큰애를 낳은 날 밤이 떠오른다.
애 낳은 나보다 긴장해 쓰러진 신랑, 바닥에서 주무신 어머니,
그리고 밤새 울던 아기, 회음부가 아파 제대로 앉지도 못하면서
가족들 깰까봐 밤새 앉아 아기를 안아 달래던 그 길고 긴 첫날밤.
그 날부터 이 사태가 시작되었던거지.....
왜 무덤을 파고 들어가 누워 한숨 쉬는가...
멈추지 않는 러닝머신을 계속 달리는 기분이다.
뛰어내리면 사실 별 거 아닌데. 참 용케 꾸역꾸역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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