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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부작용 과 백신 패스.

코로나 백신 1차 화이자 접종 후 고열과 쇄골 위 멍울이 2-3센티 크기로 잡혔었다. 팔이 안 올라가고 많이 부었다. 3일 정도 휴가를 내고도 제 컨디션을 회복하는데 한 달 정도 걸렸다. 쇄골 위 멍울 부위 임파선 붓는 형상이 암표지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심각하게 고민했으나, 올해 건강검진에서 큰 이상 없었고, 열심히 검색해보니 흔한 코로나 백신 부작용이라고 나와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참았다. 코로나 백신 2차 화이자 접종 때도 부작용이 있었다. 고열과 쇄골 위 멍울, 팔이 붓고 1차 때보다 조금 더 심해진 증상을 겪었다. 5일 휴가내고(중간 중간 급건은 처리하러 근무를 조금씩 하긴 했다. ㅜㅜ) 병원에 가서 항생제 처방 받고 일주일 먹으니 멍울은 작아졌다. 다리와 하반신이 무척 저린 증상이 꽤 오래갔다...

종부세

박근혜 대통령 선거 결과는 당시 굉장힌 쇼크였다. 종일 함께하는 회사 사람들 사이에서도 오로지 다른 후보 이야기만 있었고, 그런 매체들만 접해 왔었는데 그동안 인식해왔던 세상은 어떤 거였지. 내가 우물 안의 개구리였구나. 온갖 브랜드 청바지가 유행해도, 청바지 1위는 뱅뱅이라는 뱅뱅이론이 뇌리에 깊게 박혔었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벌써 10여 년이 지난 터라 세세한 것들은 기억에 나지 않지만, 몇 몇 장면들은 떠오른다. 박근혜를 주장하시던 아버지와 밤새 술마시며 정치 이론으로 싸웠다. “누나 우리도 언젠가 자산이 몇십억 되면 새누리당 지지자가 될 수도 있을거야. 아 정말 새누리당 지지하고 싶다.” 라며 자조적인 농담을 주고받았었다. 당연히 기부를 하고, 보편적인 복지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내가..

시간이 부족하다.

섬세한 성격이 엄마 아빠를 쏙 빼닮은 우리 큰 보물은 일요일 밤에 종종 통곡한다. 제대로 놀지도 못 했는데 쉬는 날이 가서 너무 아쉽단다. 지난 밤에도 하루종일 같이 있을 시간이 거의 없어 엄마 제대로 못 안았다며 안아달라고 달라붙어 있었다. 둘째를 보면, 너무나 애기 애기하고 귀엽고 예쁘다. 큰애가 같은 나이일 때는 신생아 동생이 있었어서 그런지 큰애는 다 컸다라고 생각했었다.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엄마 면회하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엄마 보고 싶다며 통곡하던, 그 귀엽고 예쁜 아기에게 형 노릇을 기대하고 칭찬하며, 내 생존에 급급해 예쁜 6세 람이를 제대로 못 즐겼던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자꾸 든다. 둘째가 예쁠수록 큰 애가 훌쩍 자란 것이 아깝고 지금이 너무 귀하고 소중하다. 이 또한 곧 흘러가버리..

균형

극단적인 0과 1로 칼처럼 자르는 것보다 변인들을 고려하며 균형을 잡고 조절하는 것이 더 어렵다. 하지만, 그 여정의 부산물들은 어쩌면 더 쾌적할 수도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잖아요?? 라는 말을 들으니 지금이 최상이죠 배부른 소리였네요. 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뭐든 가열차게 달리는 것이 운명 혹은 팔자라면 기준과 방향을 영리하게 잡아야 한다. 전략은 소홀히 하면서 빡시게 구르기만 하는 건 아닐런지. 정이란 접착력이 약해진 테이프 같아 수시로 붙었다 떨어진다. 그러다 또 스치듯 지나가는 호의에 감동하고 보람을 느낀다. 깨어진 독에 물을 붓지만 막아주는 두꺼비가 수시로 외출한다. 이것이 고이는 중일까 그저 흘러나가 다시 바닥이 보이는 걸까. 독을 깬 것은 사람이 아니라 세월일 수 있다..

람이 11세 - 왜 받았는지 모르겠어.

1. 2학기 들어 처음으로 등교수업을 하는 날, 학교에서 선생님께 상으로 받았다며 상품을 들고 돌아왔다. 왜 받았어? 물어보니 모르겠단다. 전원 받은거냐 물어보니 세 명 받았단다. 무슨 상으로 받은 건지 네가 내일 물어볼래, 선생님께 엄마가 여쭤볼까 물어보니, “받아서 좋았으니 왜 받았는지는 그냥 넘어가자 엄마.” 2. 온라인 수업을 하는 지난 주 내내 결석을 했다. 주말에 등교 준비를 하며 온라인 수업 다 다시 들어야 해? 묻길래 안 들어도 상관 없지 않을까? 하고 넘어갔다. 오랜만의 등교 어땠니 물으니 “힘들었어. 지난 주 온라인 수업 들어야겠어. 한 주 빠지니 따라가기가 어렵네. 오늘 엄마가 내 준 숙제 안 하고 온라인 수업 들을게.” 오후 네 시경, 회의와 회의 사이 빈틈을 어찌 알고 문을 열고 ..

아빠의 전화와 네임펜.

친정은 남자들이 전화를 자주 거는 편이다. 동생도 최소 주 1회 이상은 전화로 안부를 묻고 아버지도 생각날 때마다 짧게 한두마디 하시고 끊으신다. 엄마랑 나는 전화를 잘 걸지 않고 종종 잘 받지도 못한다; 토요일, 신랑이 좀 쉬라며 애들 데리고 시댁에 갔다. 심리적 안정을 위하여 문신을 해볼까 이야기를 나누다 일단 네임펜으로 신랑이 팔목에 적어준 글자를 보며 뇌를 비우기 위해 끊임없이 글을 읽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드시고 싶다는 피자 배달시켜드리고 혼자 있다니 오라 하셔서 도보 7분 거리 친정에 가서 놀다가, “아빠 나 집에 데려다줘.” 하고 손 잡고 한 시간 산책했다. 문신은 절대 안된다고 생각도 하지 마라 하셔서 웃고 거주 동이 보이는 경비실 창문 앞에서 헤어졌다. 동생에게 오늘 밤에 엄마아빠랑 놀..

어머니와 이별.

중환자실은 하루에 한 번 한 명만 면회가 가능했다. 신랑이 말했다. 자기도 엄마 만나러 갈래? 휴가를 내고, 어머니를 뵈러 갔다. 면회 시간 20분. 의식 없이 코에 산소줄을 끼우고 누워계신 어머니 귓가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삭였다. 앞으로도 남은 가족들에게 제가 잘 할게요 어머니. 제 시어머니가 되어주셔서 감사해요. 나중에 애들이 결혼하면, 어머니 같은 시어머니가 될게요. 추위 많이 타시는 어머니 발이 차서 문지르고 주무르며 안겼다. 안아드리고 안겼다. 이불 꼭 꼭 덮어드리고 얼굴이랑 팔이랑 다 만졌다. 자유로를 타는 순간 전화가 왔다. 임종 대기하라고. 중환자실 앞 의자에 어머니의 삼남매를 두고, 아이들 데리러 혼자 밤길을 운전해 집으로 왔다. 장례식장 짐 챙기다 눈을 붙였다 뜨니 새벽 3시 반에 ..

람이 11세 - 해리포터

해리포터를 드디어 전권 다 구비했다. 이건 새 책으로 보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중고책으로 들이지 못했다. 우리 애기가 드디어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 갖고 싶은 나이가 되었다. 감회가 새롭다. 엄마는 이십 년도 전에 몇 권 읽고 취향이 아니라 멈췄는데 아이는 계속 해리포터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 수업에 학원도 다니지 않는 아이는 관심사를 나눌 만한 또래 대화 친구와의 접점이 거의 없다. 부모라도 대화 상대가 되어주어야겠다는 부채의식이 있어 별로 내키지 않지만 다시 읽어야 하나 고민하던 참이었다. 저녁에는 더위가 한 풀 꺾여, 산책을 다니고 있다. 손을 잡고 킥보드를 타고 대화를 나누던 도중 아이가 말했다. “엄마, 해리포터에서 말하고 싶은 메세지가 뭔지 알겠어. 세상에서 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