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 날 큰 애의 발 부상으로 응급실 다녀오고, 물도 닿으면 안 되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이와 이후 모든 일정 스톱하고 숙소에서 머물렀다. 아침 늦도록 누워 뒹굴거리다 바삭거리는 침구와 하늘, 여행지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던 스플리트의 옥탑방을 떠올렸다. 비 일상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일상적인 휴식을 취하는 지극히 현지인스러운 시간. 바닷가 마을에 가서 해산물도 바다도 챙기지 못 했지만 그저 함께라 좋았고, 바쁘지 않아 좋았다. 팔뚝의 흑염룡이 입 안에서 꿈틀거리는 발 부상자를 모시고 귀환 직전 뒷좌석에 둘째가 게워 올린 것들을 수습하러 갓길에 정차해 생수로 아이를 닦고 옷을 갈아입히며 상황 파악 못 하는 흑염룡에게 소리도 여러 번 질렀지만 그래도 더 큰 사고 안 나고 무사히 돌아와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