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 십 년쯤 전 어디엔가 '나의 기본적인 정서는 부끄러움' 라고 쓴 적이 있다. 아직도 기억이 날 정도로 진행형인 표현이다. 때로 사람에게 실망한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많이 자신이 부끄럽다. 너무 가까워지면 보지 않아도 좋을 면들이 보인다. 적당한 거리두기가 오히려 현명한 이.. 나/상념의 문서화 2014.04.13
SAS Forum, WWW2014 www2014 과 sas포럼 두 개가 다행히 장소가 근처라 메뚜기 뛰며 듣다. 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이 많던 시간을 다 보상받은 기분이다. 역시 외부 컨퍼런스/교육에 오면 회사에서는 떠올리지 못했던 것들이 퐁퐁 샘솟아 좋다. 오랫만에 얼굴 본 선배 오빠와 함께 점심도 하고, 이것.. 나/현재를 찍다 2014.04.08
봄을 줍다. 길에 봄이 떨어져 있었다. 한참을 손가락에 쥐고 걸었는데도 그 생생한 생명의 힘이 흐르는 물 같았다. 하늘을 다 가려버린 흐드러진 꽃송이 무리에서 어여쁘게 떨어진 게 기특하여 귀에 꽂았다가 잃어버린 아쉬움이 향초 가득 담겼다. 나/현재를 찍다 2014.04.01
봄이 오다. 수서분당간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수서IC 즈음해서 벚꽃길이 있다. 요 며칠 개나리와 진달래와 목련과 벚꽃이 동시에 만개하여 곧 떨어질 것 같은 풍성함을 보이고 있다. 이 꽃은 며칠 못 가는데- 올 봄에는 꽃바람 사이에서 뱅글뱅글 돌아볼 수 있을런지 괜히 조급해진다. .. 나/현재를 찍다 2014.03.31
2014년 3월. 기분 좋은 것들. 생각이 많은 시기가 꽤 길어지고 있는데, 그래도 회사에서 즐거웠던 것들을 기록. 초상권 없는 물건 위주다. 1. 친한 동료들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공구세트. 복합기 이후 이렇게 설레이는 선물은 처음이야. 단점이 하나 있다면 부록으로 단독주택까지 갖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2. .. 나/현재를 찍다 2014.03.27
종특. 두통이 심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누워있었다. 아이가 이불을 하나 끌어와 팔을 덮어주었다. 또 다른 이불을 끌어와 뱅그르 돌아가 다른 쪽 팔을 덮어준다. 또 이불을 끌어와 배를 덮어주고 나서 말한다. "엄마~ 추우니까 이불 덮어야돼~ 문을 열면 찬~ 바람이 들어와서 안돼~ 내가 .. 나/현재를 찍다 2014.03.21
브레이크 오일. 브레이크가 밀리는 느낌이 들어, 브레이크 패드를 갈러 정비소에 갔다. 전문가의 진단은 브레이크 오일 교환이었다. 패드는 2만은 더 타고 될거라고 오일만 교체해주셨는데, 확실히 잘 잡힌다. 전보다 브레이크 감이 훨씬 좋아졌다. 정비하러 가려고 마음은 진작부터 먹고 있었는.. 나/현재를 찍다 2014.03.20
누군가와 어디든. 누군가는 없다. 어디든도 없을까. 예상대로겠지만 어쨌든 가기로 했으니 출발. 기대가 체념을 부르고 알면서 갈 수 밖에 없고 알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누군가는 없다. 움직이는 것 밖에. 나/짧은 혼잣말 2014.03.17
밀고 나가기. 닫아두었던 둑이 터져, 밀려오는 기억들에 압도당해 나가려는 정신을 부여잡고 버텨본다. 그때 왜 그랬을까, 지금은 왜 그럴까. 이 시간도 흘러가겠지. 누구에게도. 나/짧은 혼잣말 2014.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