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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 파코 로카

나이듦에 따른 몸과 뇌에 오는 노화. 요양원 생활을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만화로 표현했다. 슬픔이나 괴로움 우울함 보다는 아쉬움의 감정이 더 진하게 남은 것은 기억이 단편적으로 끊어진 필름처럼 이어지기 때문이리라. 얼마 전 부모님과 사돈어르신과 식사를 하였는데 일흔이 되신 분들이 사십대인 우리에게 그 때는 한창이다 젊다 사오십대에 운동을 해 두어야 한다 조언해 주셨다. 원래 미리 사서 고민하는 성격이지만 부모님의 노후, 나의 노후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마지막 즈음이 너무 강렬하고 생생하지 않도록 많이 잠들고, 자주 끊기고, 몽환적인 세상이 되는 것은 뇌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마취제일까.

개학 전.

둘째가 6년 다닌 어린이집에 편지와 정성을 담아 보내고 혼자 또 마음이 찡했다. 지난 시간이 스치고 지나간다. 기어다니던 아이를 유모차 태워 등원하던 첫 날부터 중간에 학부모 운영위원회도 하고 여러 사건도 있었으나 아이를 건강하게 함께 키워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운 좋게 둘째가 동네 돌봄센터에 당첨되고 큰 애는 영어 학원 1주년을 맞아 3단계나 월반하여 시간표가 완전 뒤집어져서 다시 짜느라 한참 걸렸다. 각 학년에 맞는 준비물 챙기고 챙기고, 빠른 성장으로 옷도 다시 챙기고 퀘스트가 줄을 잇는다. 둘째가 하교 후 혼자 학원이나 돌봄센터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입학 후 3월 적응기에 같이 있어줄 수 있어 다행이다. 학교에 가면 실수해서 혼날 게 걱정된다는 아이에게 엄마가 3월 내내 같이 데리고 가고 데리러 ..

한 달 휴가

세어보니, 2018년에 두 달 안식휴가였고 2021년에 연중에 못 쓴 휴가를 모아 한 달 쉬었고 2023년에도 작년 휴가 남은 거 모아서 한 달 쉰다. 이 때 쓰려고 고이 모셔둔 안식휴가가 고스란히 남아있고 이 때 쓰려고 남겨둔 육아휴직도 네 달 남아 있는데 올해 말이면 다시 안식휴가가 한 달 나온다. 같이 일하는 친구들에게 가진 휴가가 너무 많아서 그런데 두 달 쉬어도 되냐 물으니 한 달까지는 어떻게 버텨보겠지만 두 달은 안되겠다고 거절당했다. ㅎ 이제 다들 자리 잡고 일 잘 해서, 나 없이도 꽤 잘 굴러갈 것 같지만, 그래도 있어주길 원하니 있어줘야겠다 싶었다. 남은 휴가/휴직을 다 못 쓰고 날릴 가능성도 있겠다 생각했다. 공백 전에 이리저리 일을 정리하다보니 숨가쁘게 바쁘다. 휴가 들어가기 전에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