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안정. 근래 제일 추운 날, 혹한을 뚫고 아침에는 추천 받은 프로그램으로 집 근처 센터에 다녀오고 점심에는 최근 거의 올출하고 있는 필라테스를 다녀와서 오후에는 오랜만에 운전해 그녀들을 만나고 왔다. 저녁 설겆이 후에, 가스레인지와 주방후드도 청소했다. 고생했다 이제 좀 쉬어라 하는 생각이 들지 않냐 하는데, 정말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떻게 쉬나. 바쁘고 성실하게 살고 있으니, 마음이 안정된다. 나/현재를 찍다 2022.12.24
눈오는 날 아침. 병원 정기검진으로 집을 나서는데 아이가 후다닥 따라온다. 엄마랑 같이 가겠다고 평소보다 20분이나 일찍 길을 나서다. 엘레베이터 안에서 아이가 말한다. “엄마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어 빨리 나온거야.” 눈이 제법 내리고 길에도 많이 쌓였다. 모자 쓰고 뛰어갈거라며 우산을 안 챙긴 아이에게 “엄마가 학교까지 우산 씌워줄까? 혹시 엄마랑 같이 가면 부끄럽나?” 하고 물었더니, 되려 엄마 병원 시간 괜찮냐 물으며 우산 안으로 들어온다. 싸락눈이 머리 위 우산에 부딪치며 토도도독 소리가 난다. 신호를 기다리며 아이가 머리를 슬쩍 기대며 웃는다. 안고 싶은데, 보는 눈이 많으니 여기까지만 한다는 의미다. 미끄러질까 하얀 길을 조심조심 걸으며 손이 움찔거린다. 눈을 만지고 싶은 아기와 귀찮은 게 싫은 어린이.. 나/현재를 찍다 2022.12.21
오랜만 사회 초년생 시절에 가장 깊이 와닿았던 ‘사람은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가장 큰 안정감을 얻는다,’ 는 구절을 요즘 오랜만에 다시 느끼고 있다. 공부도 운동도 오랜만에 다시 시작했다. 아이들이 많이 자라 손이 덜 가게 된 덕이다. 웬만하면 주 5일 운동을 하는데, 오랜만에 쓰는 근육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반갑다. 주말에는 아이들과 장거리 산책을 한다. 도서관에 가서 아이들은 책 보고, 나는 공부한다. 스터디 일정에 맞춰 달리느라 늦은 밤에 책을 보고 있으니 큰애가 책갈피에 엄마 힘내라고 응원 문구를 써준다. 성실한 것, 일정을 맞추는 것, 약속을 지키는 것. 발전한다는 느낌에 안정감을 받는다. 나/현재를 찍다 2022.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