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 입학 때 만큼은 아니지만, 둘째의 입학도 굉장히 신경이 곤두서 있다. 환경이 바뀌면 나도 모르던, 혹은 잊고 있던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새삼 깨닫는 나는 참으로 계획주의자에 완벽주의자다. 사적인 영역은 대충대충 되는대로를 선호하지만, 이것이 공적인 영역이 되면 신경을 곤두세우고 반복적으로 머리 속에서 시뮬레이션을 한다. 열 가지를 계획해서 아홉 가지를 하는데 꼭 한 가지를 놓친다. 그리고 집에 오는 내내 그 한 가지를 자책하는 습성이 있다. 사실 그 한 가지가 크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 아이는 별 생각 없이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다. 지난 주에는 시간표를 완벽하게 주차별로 짜놓고 햇갈려서 태권도를 못 보낸 거랑, 이번 주는 자고 일어나 뒷머리가 뜬 것을 못 눌러주고 보낸 거다. 진짜 별 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