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어보니,
2018년에 두 달 안식휴가였고
2021년에 연중에 못 쓴 휴가를 모아 한 달 쉬었고
2023년에도 작년 휴가 남은 거 모아서 한 달 쉰다.
이 때 쓰려고 고이 모셔둔 안식휴가가 고스란히 남아있고
이 때 쓰려고 남겨둔 육아휴직도 네 달 남아 있는데
올해 말이면 다시 안식휴가가 한 달 나온다.
같이 일하는 친구들에게
가진 휴가가 너무 많아서 그런데 두 달 쉬어도 되냐 물으니
한 달까지는 어떻게 버텨보겠지만 두 달은 안되겠다고 거절당했다. ㅎ
이제 다들 자리 잡고 일 잘 해서, 나 없이도 꽤 잘 굴러갈 것 같지만, 그래도 있어주길 원하니 있어줘야겠다 싶었다.
남은 휴가/휴직을 다 못 쓰고 날릴 가능성도 있겠다 생각했다.
공백 전에 이리저리 일을 정리하다보니 숨가쁘게 바쁘다.
휴가 들어가기 전에 식사 하기로 한 동료를 보고 싶었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 나서 결국 휴가 첫 날 만나러 가기로 했다.
이래저리 열심히 살고 있다.
신랑과 이야기를 하며, 일단 여름까지만 보기로 했다.
워낙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어서
내 노력과 누군가의 노력이 무슨 힘이 있을까 싶다가도
함께 일해서 좋다는 그와 그녀의 애정과 신뢰가 담긴 눈빛.
귀한 분이 오셨다며 회의 중간 쉬는 시간에 얼굴 보고 인사하러 찾아와주는 친구들 덕분에
예전에 일할 때 느끼던 흥이 다시 오르는 것은 사실이다.
쉬어서 좋다.
일단 한 달 쉬고 다시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