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휴가를 하루도 못 썼다. 재택이 무색하게 과로하고 초과근무하고 있던 상황이라, 업무 중에 휴가를 쓸 수가 없었다. 돈으로 돌려주지 않는거라 소진을 해야겠기에 반 년 전부터 내년 2월에 쉬겠다고 이야기하고 업무 페이스를 조율했다. 중요한 업무는 1월까지 마무리하고, 3월에 다시 시작하는 걸로 정리했다. 왜 휴가를 못 썼을까. 일정은 내 입으로 정하는 건데 늘 바쁘게 달리는 건 업무 습관이라 그렇다쳐도. 뭐가 달랐을까. 돌이켜보면, 큰 애가 태어난 11년 전부터 휴가는 애들이 아플 때, 혹은 아이들을 맡긴 기관에서 부를 때를 위해 아껴야 하는 소중한 것이었다. 큰애 어릴 때처럼 애가 일이주 폐렴으로 입원하면 집안이 폭탄맞기 때문에 휴가는 늘 여분으로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작년은 애들이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