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뒤. 퇴근한 동생이 자형의 출장으로 며칠째 혼자 애 둘을 보는 누나에게 고생했지 라며 안아주었다. 아 빨리 늙고 싶다. 그정도야 하며 남매가 키득거리는데 저 멀리서 너도 그러니? 나도 그랬다 얼른 키워 자유롭고 싶었다. 하시는 어머니. 언제부터 자유롭나요? 중학교 들어가면 손.. 나/상념의 문서화 2016.12.16
가을이다. 늦봄에 아이를 낳고 정신을 차려보니 가을이다. 가끔 애들을 보다가 깜짝 깜짝 놀란다. 내가 아들 둘의 엄마라니... 이제는 어딜 돌아갈수도 없고 돌아가서도 안되고 돌아가기도 싫다. 모든 계획이 아이들 생애주기에 맞춰 착착 세워지고 있다. 양 옆 가린 경주마처럼 달려가야지 .. 나/현재를 찍다 2016.11.14
전환. 최근 재정 포트폴리오를 다시 세우고 긴축 모드에 돌입했다. 아끼기 시작했다. 버스비도 아끼고 커피도 안 사먹는다. 꼭 필요한지 세 번 고민하다보면 대부분은 구매하지 않는다로 결론이 난다. 평일 낮에 거동이 가능하니 도서관을 이용하며 책값도 절약한다. 육아휴직 중에 초.. 나/현재를 찍다 2016.10.27
세상에 대한 싸움. 지랄 총량의 법칙처럼 스트레스 총량의 법칙, 미움 총량의 법칙이 있는 것 같다. 뭔가 사라지면 괜찮아질 것 같다가도 다른 게 생겨 잠을 설친다. 미움이 생긴 상대가 사라지면 다른 상대가 생긴다. 결국은 다 부질 없는거다. 세상이 작으면 그 세상 안에서 고민하고 미워하고 세상.. 나/상념의 문서화 2016.10.18
찌부. 하루에 2시간 미만 간격으로 평균 13번에서 14번 수유를 한다. 어제는 새벽 1시, 3시, 5시, 7시에 깬 둘째, 2시, 4시에 깬 첫째. ㅜㅜ 숙면은 언제 해봤던가. 아침마다 어질어질. 그나마 정신 드는 오후 틈틈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할 일 목록에서 다섯 가지를 지운다. 밤. 간신히 작은 애.. 나/현재를 찍다 2016.10.05
바지회 머리핀. 어린이집에서 하는 바자회 장터, 터닝메카드 지갑에 그간 받은 용돈 담아 둘러메고 가더니 '엄마 선물'을 사왔다. 사진 찍는다 하니 "엄마가 좋아하는 파란 색이랑 같이 찍어~" 라며 블럭을 놓아주다. 오후에 담임 선생님과 식단 관계로 주고 받은 문자 중 일부 발췌. " .. 나/현재를 찍다 2016.09.25
서울이 3개월 - 정이 들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집도 가족도 함께 지내다 보면 정이 들기 마련이다. 변화란 낯설어 두렵지만 서서히 익숙함으로 대체될 것이다. 서울이가 한참 울 때 람이가 으쓱 하며 손가락으로 아기를 가리킨다. 그러면 나도 으쓱 하고 서울이를 가리킨다. 눈.. 나/현재를 찍다 2016.08.26
생각할 시간. 하루 종일 집에서 아기를 붙들고 있다보면 참으로 생각할 시간이 많다. 회사를 갈 수도 없고, 책을 읽을 수도 없고, 공부를 할 수도 없다. 손과 발이 묶이고, 눈은 아이를 계속 바라봐야 한다. 간신히 안아 재운 시간에 멍하니 선잠이라도 자면 좋으련만, 늘 오버클락하며 뇌를 돌리.. 나/상념의 문서화 2016.08.14
하얀 티셔츠. 새벽 1시, 3시, 5시에 깨어 아기를 챙기고, 산후 말랑말랑해진 멘탈이 뜬눈으로 밤을 세우다. 해가 뜬 방 안에 똑같은 디자인에 사이즈만 다른 하얀 티셔츠를 입은 세 남자가 각자 다른 타이밍에 꿈틀 뒤척 거리며 자고 있다. 그래, 너희만 건강하고 평안하면 나야 뭐- 나/현재를 찍다 2016.08.02
세상 너머를 봐야. 회사를 다닐 때는 회사가 세상의 전부인냥 생각한다. 학교 다닐 때는 학교가 전부인냥 열을 다했다. 집에 오니 집이 전부 같다. 과하게 신경쓰고 과하게 이입하는 듯. 이 세상 너머 다른 세상이 있고, 그 세상 밖에도 또 있다. 마음 먹는다고 잘 되지는 않지만. 적당히 붕 뜨고 적당.. 나/짧은 혼잣말 201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