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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휴가.

2020년 휴가를 하루도 못 썼다. 재택이 무색하게 과로하고 초과근무하고 있던 상황이라, 업무 중에 휴가를 쓸 수가 없었다. 돈으로 돌려주지 않는거라 소진을 해야겠기에 반 년 전부터 내년 2월에 쉬겠다고 이야기하고 업무 페이스를 조율했다. 중요한 업무는 1월까지 마무리하고, 3월에 다시 시작하는 걸로 정리했다. 왜 휴가를 못 썼을까. 일정은 내 입으로 정하는 건데 늘 바쁘게 달리는 건 업무 습관이라 그렇다쳐도. 뭐가 달랐을까. 돌이켜보면, 큰 애가 태어난 11년 전부터 휴가는 애들이 아플 때, 혹은 아이들을 맡긴 기관에서 부를 때를 위해 아껴야 하는 소중한 것이었다. 큰애 어릴 때처럼 애가 일이주 폐렴으로 입원하면 집안이 폭탄맞기 때문에 휴가는 늘 여분으로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작년은 애들이 안..

엄마, 차라리 때려.

둘째는 여러 번 훈육해도 고쳐지지 않는 나쁜 버릇이 있다. 내 기준에 꽤나 심각한 것인데, 말로도 타이르고 엉덩이도 때려보고 여러 번 했는데. 오늘 저녁에 또 그랬다. 성질이 욱 하고 치밀어 올랐지만, 때리고 싶지는 않아서, 엄마는 너무 아프다 속상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그러지 말자 타이르고, 아이는 미안하다고 울고 한바탕 정리를 하는 중에 다시 또 그러는 걸 보고, 혼자 있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아빠랑 들어가 자라고, 엄마는 이따가 잘거라고. 오늘 네가 말을 안 들어서 같이 자지 않을 거라고 하니, 아이는 통곡하고, 옆에서 눈치보고 있던 큰애가 말한다. “엄마, 차라리 때려. 지금 엄마의 그 말은 쿡 찌르는 것 같아. 내가 애기 때 기억이 있어서 아는데, 애기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엄마랑 늘 같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