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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진 - 임계장 이야기.

일을 하며 수많은 감정들에 휘청거릴 때마다, 몇 살까지 회사를 다니게 될까 종종 생각한다. 20대에 일을 시작할 때는 마흔까지 다닐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 이상을 고민한다. 정년퇴임이란, 지금 세대에게는 전설 속 유니콘 같은, 수많은 인내와 끈기와 노력의 산물인 존경의 대상이다. 이 책은, 책상 앞에서 60에 정년 퇴임할 때까지 성실하게 근무하신 지식인인 가장이, 좋지 않은 운이 겹쳐, 은퇴 후 다른 형태의 경제 활동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맞닥뜨린 야생에 대한 기록이다. 고된 노동과 정신적인 고난 사이에서도 저런 기록물을 일지로 남기실 정도의 분이라면, 정말 그 시대의 엘리트라고 생각한다. 각오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각오 이상이었다. 가족들이 부디 슬퍼하지 말길 바란다는 맺음..

아주 오래된 농담 - 박완서

아이를 교실에 들여 보내고 복도에서 기다리면서, 아들 셋을 시댁에 보내고 이불 세탁을 돌리며 소파에 앉아, 오랜만에 종이책을 완독했다. 병을 알려주어 투병을 하게 할 것인지, 병을 숨겨 절망을 피하게 할 것인지에 대해 올초에 치열하게 고민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알리는 것이다. 치킨박이 두려움에 내린 결정을 공감하지는 않지만 인정한다. 사람은 선택권이 있어야 한다. 연극에 둘러싸여 비극에 처한 영묘는 결국 영화처럼 탈출하지만, 아빠 같은 의사 오빠, 미국 부자 오빠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의 불행이 비현실적이듯, 결말 역시 비현실적이다. 현금과 수경이 대조적인 인물상처럼 보이지만, 어쨌든 주어진 상황 내에서 주체적인 선택을 한 것이므로 불행해 보이지는 않는다. 가족이 힘이 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