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책, 내 인생의 동반자

조정진 - 임계장 이야기.

LEEHK 2020. 9. 1. 18:30





일을 하며 수많은 감정들에 휘청거릴 때마다, 몇 살까지 회사를 다니게 될까 종종 생각한다.
20대에 일을 시작할 때는 마흔까지 다닐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 이상을 고민한다.
정년퇴임이란, 지금 세대에게는 전설 속 유니콘 같은, 수많은 인내와 끈기와 노력의 산물인 존경의 대상이다.


이 책은, 책상 앞에서 60에 정년 퇴임할 때까지 성실하게 근무하신 지식인인 가장이,
좋지 않은 운이 겹쳐, 은퇴 후 다른 형태의 경제 활동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맞닥뜨린 야생에 대한 기록이다.
고된 노동과 정신적인 고난 사이에서도 저런 기록물을 일지로 남기실 정도의 분이라면, 정말 그 시대의 엘리트라고 생각한다.

각오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각오 이상이었다.
가족들이 부디 슬퍼하지 말길 바란다는 맺음말이 제일 아팠다.


공부를 잘 해야 저런 일을 안 한다는 대사와,
정말 공부를 하지 않아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걸까 라는 자문이 도돌이표처럼 남는다.
나이듦에 따라 늘어나는 견디는 힘, 지금도 전보다 많이 견디고 있는데, 나이가 들면 지금보다 더 많이 견뎌야 하는 걸까.



마지막 이미지는, 제목을 미처 적어두지 못한(죄송합니다!!) 경제 서적을 읽다 찍어둔 것이다.
60에서 70까지의 2경제 10년을 해야 하는 세대로서,
나의 일과, 경제적인 포트폴리오와, 노동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해두어야 한다.


부모님 노후 건강히 안전하게 모시고, 아이들 건강하게 건사하며, 나의 노후도 준비해야 하는 바쁘고 빡신 삶 가운데,
간혹 일 그만두고 싶다 했던 것들이 배부른 투정이었구나 하고 정신 차리게 해 준 감사한 책이다.
주말에 신랑도 읽히고, 부부가 미래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목표 의식과 동지 의식을 다지면, 일상의 어려움들을 작게 느낄 수 있다.


절실하고 위대한 기록물에 존경과 애정을 표현다.
저자를 포함하여, 우리 부모님들, 노년에 접어들고도 사회를 지탱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