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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제어하는 법.

기대와 다른 결과를 보면 마음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기대한 내가 잘못 이려니 해도, 반복되는 생각에 잠식되며 마음은 제어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고 있다. 바라는 것 갖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수십가지 적어놓고 우선 순위에 동그라미를 친다. 정말 중요한 것들에 이상이 없다면, 보너스는 드렁칡인거다. 분노하고 서운할 때 있지만, 조심 조심 되세긴다 생채기 여러 군데 긁혔지만, 품고 있는 건 지켰노라. 너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중심이 뭔지 잊지 않고 한 발자국씩 걷다보면, 결국 다 지나간다. 몰아치던 혹독한 것들도 지나고 나면 내 삶에 한줌도 안 되는 것들이더라.

냉장고

근무시간이 많이 오버되는 것 같아 오전에 두 시간 오프하고 산책을 다녀왔다. 샤워 후 식사를 하고 냉장고를 열었는데 문득 그 내용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유, 커피, 주스, 탄산수, 샌드위치 용 스프레드 여러 개, 흑당시럽, 생크림 스프레이, 초코크림 스프레이, 생선 용 고추냉이, 육류 용 고추냉이, 각종 소스들. 식사에 필수가 아닌 식자재가 다양하게도 들어 있었다. 학창 시절, 친구네 집 식탁 위에 늘 있던 캘리포니아 산 호두가 부의 상징 처럼 느껴지고 참 부럽고, 탐이 나고 그랬었는데, 우리 애들은 먹을 걸로 친구 집을 부러워하지는 않겠구나 싶으니까 제법 성공한 삶 같은거다. 가진 걸 하찮게 여기고 나를 작게 느끼고 스스로를 부족하다 여기고 못 하고 있는 것만 심각하게 느끼는 증상이 냉장고 덕분에, ..

재택근무 7개월 째.

중간에 회사 정책이 전면 출근으로 바뀌면서, 혼자만 재택을 유지하기 어려워, 출근일을 늘리며 고민하고 있던 찰나,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가 되며 전사 원격 근무로 전환되었다. 그래서, 7개월째 재택근무 중이다. 아이들 방에 책상 두 개를 나란히 두고, 오전에 온라인 수업할 때는 큰 애를 옆에 두고 있으나, 가능하면 얼른 애를 놀라고 내쫓고 혼자 일하곤 한다. 아침에 부모님께서 일찍 와주셔서 아이들 끼니 챙겨주시는 덕에, 낮에는 그냥 방콕 열일 모드로 지낸다. 아이 병원 진료로 휴가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점심 시간에 애 데리고 동네 소아과 다녀와도 30분이면 충분하다. 작은 애는 어쩌다 농가진이 생겼는데, 항생제 먹여 다 치료해놓으면 재발하고 또 재발해서 벌써 세 번째를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