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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상승.

최근 자기소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 반복적으로 설명하며 발자취를 더듬다보니 연혁 속 그이는 이삼십대를 꽉 채워 숨가쁘게 살아왔더라. 가진 짐 다 내버리고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조각배에 싣고 생존해왔더라. 왜그랬나 싶을 정도로 암초 주변을 굽이굽이 돌아왔더라. 노를 놓지 않고 어떻게든 항해를 이어가고 있는데, 더욱 날씨와 풍량은 악화되고, 암초는 더 자주 나타난다. 사십대가 인생에서 가장 빡신 시기라는데, 최근 쏟아지는 일들의 난이도가 높고 간격이 짧고, 많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걸 알아 마음은 굳건하지만 지나가고 또 지나가고. 아직 안 지나갔는데 또 나타난다. 경주마처럼 시야를 좁혀 돌발 상황을 쳐내고 있는데 암울하고 답답한 이야기들이 들려와 기를 빨린다. 조각배는 개조되어 조금 더 ..

잘 쉬는 것.

한 달 휴가 중 벌써 삼 주가 지나가고, 이제 일주일 정도 남았다. 일은 강산이 두 번 바뀔 정도로 했지만, 육아휴직, 입학 뒷바라지 등 목적이 없는 장기 휴가는 처음이다. 그간 삶의 패턴을 볼 때, 공부도 일도 집안일도, 하나라도 더 해야 할 것 같은 내면의 압박에 쫓기겠지만, 조급해 말고, 잘 쉬어보자는 목표를 갖고 시작했는데, 제법 잘 지낸 것 같다. :) 매일 맛있는 것 해먹고, 해먹이다 문득, 아 우리집이 정말 맛집이구나 깨달았다. 휴양지 한 달 살기가 이런 식이겠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잘 못 먹는 편이라 지난 여름 상당히 줄었던 체중이, 행복한 휴가를 보내며 다시 올라왔다; 매일 너무나무 맛있다;;; 아이들도 내일은 엄마가 어떤 맛있는 것을 해줄 지 기대된다며 아 배고파졌다~~ 하며 잠든..

카테고리 없음 2021.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