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기소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 반복적으로 설명하며 발자취를 더듬다보니 연혁 속 그이는 이삼십대를 꽉 채워 숨가쁘게 살아왔더라. 가진 짐 다 내버리고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조각배에 싣고 생존해왔더라. 왜그랬나 싶을 정도로 암초 주변을 굽이굽이 돌아왔더라. 노를 놓지 않고 어떻게든 항해를 이어가고 있는데, 더욱 날씨와 풍량은 악화되고, 암초는 더 자주 나타난다. 사십대가 인생에서 가장 빡신 시기라는데, 최근 쏟아지는 일들의 난이도가 높고 간격이 짧고, 많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걸 알아 마음은 굳건하지만 지나가고 또 지나가고. 아직 안 지나갔는데 또 나타난다. 경주마처럼 시야를 좁혀 돌발 상황을 쳐내고 있는데 암울하고 답답한 이야기들이 들려와 기를 빨린다. 조각배는 개조되어 조금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