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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이런 건가요~

0. 너무 집이랑 학교만 오고 간다며 답답하다는 아이를 위해 늦게 공원을 찾아 떠돌다가 주차장으로 돌아가던 밤길. 어떤 유아가 나를 보며 방긋 웃으며 한참 말을 걸다. 내 손을 잡고 걸어가던 큰 애가 “엄마. 저 애가 엄마를 자기 엄마인 줄 알았나봐. 역시 우리 엄마가 이뻐서 그런가봐.” 라며 다정하게 눈을 맞춰 온다. 1. 드레스룸 불편한 의자에서 연짱 회의를 며칠째 하다보니 여러가지 신경 쓰며 몸에 힘이 들어가 있었는지, 몸살 기운에 어깨가 저릿하며 통증이 심했다. 잠자리에 누워, 엄마 어깨가 너무 아프다 했더니 큰애가 팔을 주물러 주다. 손아귀 힘이 어른 못지 않다. 반대쪽으로 돌아 누우라는데 어깨가 아파 못 하겠다 하니 엎드리라고 하고, 본격적으로 안마를 하기 시작한다. 둘째는 형아 따라서 이리저..

난이도 상승.

최근 자기소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 반복적으로 설명하며 발자취를 더듬다보니 연혁 속 그이는 이삼십대를 꽉 채워 숨가쁘게 살아왔더라. 가진 짐 다 내버리고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조각배에 싣고 생존해왔더라. 왜그랬나 싶을 정도로 암초 주변을 굽이굽이 돌아왔더라. 노를 놓지 않고 어떻게든 항해를 이어가고 있는데, 더욱 날씨와 풍량은 악화되고, 암초는 더 자주 나타난다. 사십대가 인생에서 가장 빡신 시기라는데, 최근 쏟아지는 일들의 난이도가 높고 간격이 짧고, 많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걸 알아 마음은 굳건하지만 지나가고 또 지나가고. 아직 안 지나갔는데 또 나타난다. 경주마처럼 시야를 좁혀 돌발 상황을 쳐내고 있는데 암울하고 답답한 이야기들이 들려와 기를 빨린다. 조각배는 개조되어 조금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