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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아이와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엄마도 늘 외로웠다고 말해주었다. 결혼하기 전에도 결혼해서도 종종 외로웠고 너희가 태어나 너무 바빠지면서 외로울 틈이 없어졌다고. 신랑을 플스와 위쳐의 세상에 남겨두고 아이 둘을 킥보드에 태워 서점으로 산책 가다가 좁은 길에서 서로 내 손를 잡겠다고 다투는 아들 둘을 보며 짜증내다 체념을 하고 또 다시 으르렁거리는 것을 보며 이 둘이 부모의 사랑을 경쟁하는 형제이기에 결국 생길 수 밖에 없는 결핍이 있을 거고 내가 노력해도 근원적인 외로움을 해결해줄 수 없을거고 그렇다면 엄마로서 해 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생각하다. 고딩 때 젊은 베르데르의 슬픔에 빠져있었다던 신랑과 내 성향을 받은 아이라면 외로움과 공허를 결국 갖게 될거고 그것은 아이가 부딪치고 성장해가며 깨야 ..

적은 내 안에.

막상 꼽아보면 주변은 선의로 가득하다. 호의와 애정의 감정적인 보상에 물리적인 기쁨도 적지 않다. 1. 아이가 오랜만에 사흘째 40도를 찍어 애닯게 미온수에 가재수건 적셔 닦아가며 챙기다 아이 상태가 호전된 뒤 바로 쓰러졌다. 오한에 고열에 두통에 시달리며 누워 있는데 아이가 주섬주섬 물그릇과 천을 가지고 온다. 엄마도 기화열로 편해졌으면 좋겠다며 똑같이 닦아준다. 내 보물. 이제 성인 남성 95 사이즈가 낙낙하니 맞는다. 2. 식사 편히 해결하라고 보내주신 모바일 상품권 금액이 커서... 과분하다 메세지 하니 “ 입도 많으니까 ㅋㅋ 밥 잘 챙겨드시고 얼른 나으세요~!” 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리 집에 입이 많긴 했다;;; 3. 온 가족이 시간차 확진으로 앓았는데, 정신력으로 버텨낸 신랑이 의지가 되고 ..

연휴.

토일,월휴가,화삼일절 로 4일 짤막한 연휴다. 1. 엄마랑 다섯시간 정도 이곳저곳을 다녔다. 운전수, 말동무, 손 잡고 걷기, 몇 가지를 사드렸다. 딸이 있어 정말 좋다는 어머니께, “엄마 어쩌지 나는 딸이 없는데.”하며 웃었다. 동생과 전화를 하다가 위의 내용을 이야기했다. 누나는 딸이 없지만 너는 딸이 있어 좋겠다. 하다가. 귀염둥이 공주님은 나처럼/누나처럼 자라지 않고 지금처럼 생각없이 즐겁게 자랐으면 한다며 의견 일치를 보았다. 2. 카드게임 하고 싶다는 둘째에게 신랑이 잡혀버려서 큰 아이와 둘이서 산책을 나와 5km, 두 시간 정도 걸었다. 햇빛과 물결, 온갖 새들과 나무를 보다 고개를 돌리면 키가 많이 자라 이제는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눈이 마주친다. 내 보물 내 조그만 아기가 언제 커서 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