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념의 문서화

추석 선물, 20만 원 상품권,

LEEHK 2007. 9. 24. 23:17

 상품권이란 받는 그 날부터, 사용하는 그 날까지 계속 사람을 고민하게 만든다.

 하루종일 상품권 생각으로 시달릴 정도는 아니지만, 일상 중에도 문득 문득 소비계획을 짜 보기도 한다.

 

 

 1. 인터넷 쇼핑

 2. 면세점 사용

 3. 마트 장보기

 

 사실 나는 내가 1번을 택할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화장에도 명품에도 관심없는 내가 면세점에서 갖고 싶어하는 것은 술 밖에 없는데, 최근 술을 잘 안 마셨더니 굳이 사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마트보다는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취소되어버린 추석 전 날 약속 덕에 집에 있을 시간이 늘어난 나는 오랫만에 쇼핑몰을 돌았다.

 딴 짓도 하면서 세 네 시간 정도 걸려 고민해 구입한 것은 다음과 같다.

 

 1) 생활용품 : 어느새부터인가 나는 집안의 소모품들을 내 돈으로 사서 공급하기 시작했다.

 2) 마사지 기계 : 생각같아서는 안마의자를 사고 싶지만, 몇백만원을 들여 살 수 없어 7만 원 이하 목 어깨 전용기계로 타협했다.

 3) 벨트와 가방 : 몇 달 전부터 사고자 했던 품목이나, 계속 미루고 있다 드디어 구매하다.

 

 그러고나니 상품권 금액이 몇 만원 남지 않았다.

 친구들 생일선물 사주어야 하고, 나 만화도 봐야하고, 당분간 잔액은 keep 해 두어야 겠다.

 20만 원 상품권 받을 때는 마냥 좋았는데 막상 돈을 쓰려고 마음을 먹으니까 순식간에 사라진다.

 

 

 오늘 어머니가 돌아오셔서 "롯데백화점 상품권 10만원 짜리와 현금 10만원을 교환하자" 고 하셨다.

 제수비용 쓰시라고 10만 원을 인출해서 가방에 넣어놓았다가 잊고 있었던 것을 직감으로 아셨던 걸까.

 시중 구두방에서도 상품권깡은 65~70% 밖에 안 쳐 주므로 "시세대로라면 7만원 밖에 못 줘. 그리고 나 롯데상품권 쓸 데도 없단 말야." 라고 장난을 치다가 가방에서 돈을 꺼내 드렸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았던 롯데백화점 상품권 10만원 짜리가 또 생겼다.

 

 롯데백화점 상품권은 도대체 어디서 써야 하나. 나에게는 애인의 H-mall 전자머니도 있다.

 원하는 것을 고르면 선물해준다고 했는데, 나에게 소비는 쉽지가 않다. 심사숙고를 거쳐 한참 뒤에나 고를 수 있다.

 이래서 애는 어릴적부터 빈하게 키워야 하는가보다.

 

 다음 달 중국 갈 때 롯데면세점에 가면 쓸 수 있으려나. 마음에 드는 손목시계나 하나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인도갈 때 환전해놓았다가 안 쓴 100달러 짜리 지폐도 면세점에서 쓰기 딱 좋겠지만, 어디서 굴러다니는 지 알 수가 없다.

 손목시계를 갖고 싶어한 지 반 년이 넘게 지났고, 그 안에 면세점도 세 번 정도 들렀다.

 네 번째로 면세점에 가면 과연 시계를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