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념의 문서화

본능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이성과의 싸움.

LEEHK 2007. 5. 28. 13:12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간의 기본적 욕구의 순위를 메긴다면 나는 수면욕 > 식욕 > 성욕의 순이다. 그중 앞의 두 가지는 굉장히 강한데, 졸리면 먹지않고 배고프면 화가 난다. 애인과 대화할 때 내가 날카로워지면 애인은 바로 "밥 먹으러 가자. 맛있는 것 먹으러 가자" 라고 나를 잡아 끈다. 한 번은 일산에 놀러가서 맛있는 것을 먹자고 15분 정도 라페스타를 걸어다닌 적이 있었다. 애인은 길치라서 정확히 길을 모르는데 나는 너무 배가 고파서 배가 아프다고 했는데도 계속 길을 헤메이다가 결국 마지막에는 울었다. 정말 서럽고 배가 고파서 속이 쓰리고 아팠다. 애인은 "나 배고파서 배아파" 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나에게는 정말 절실했던 것이다. 여성이 생리기간에 절도를 저지르면 그것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이성으로 제어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무죄 성립되는 사례도 종종 보인다. 그것처럼 나는 배고플 때 잠시 이성이 사라진다. 내 힘으로 제어가 되지 않는다. 예전 삼성카드 프로젝트에서 같이 일하던 수정언니가 배고프면 화내고, 그것을 민균오빠가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배고플 때 화내는 것은 긍정적으로 용납되는 행위라는 인식이 박혔는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이러면 안돼" 라고 계속 되뇌여도 제어되지 않는 것은 정말 답답하고 힘들다. 그러면서 웃기다 -_- 나는 왜이리 많은 개그를 하는 것일까. 주변 사람들도 웃기고 당황스럽겠지만 나는 더 웃기고 쪽팔리다.

 과연 본능은 이겨야 하는 대상일까? 아아. 근데 제어하기 너무 힘들다. 머리 속에서 내리는 명령따위 가뿐하게 무시할 수 있으며 때로는 근본적인 명령체계를 혼란시켜 지 멋대로 회로를 재조합하기도 한다. 이런 강력한 적을 이길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자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