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재를 찍다

롯데월드 시즌2 with 몽골팀(슬,영현)

LEEHK 2007. 7. 18. 00:24

 

0.

 

2004년 몽골 국제자원봉사 당시, 공식적인 통역은 몽골인 초카언니(32세)였지만,

아버지를 따라 몽골로 이민간 영현(12살)이, 슬(10살)이는 실질적 통역 겸 체제 기간 내내 우리와 함께 사는 가족이었다.

개인적으로 몽골로 여행가기 전에는 다시 보기 힘들거라는 생각에 헤어지던 날 애들도 울고, 우리도 울었다.

 

 

 

 

 

 

 

 

 

1.

  

 몽골에서 북경으로 이사한 애들이 방학을 맞아 한국에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 반가워 모임을 소집했다. 벌써 3년이 흘러 영현이는 중학교 2학년(15살), 슬이는 초등학교 6학년(12살)이 되었다.

 슬이는 키가 145센티도 넘게 컸고 영현이는 머리에 젤을 바르고 목걸이로 멋을 부리는 청소년이 되어 있었다.

 

 

 

 

 

 

 

 

 

2.

 

 아이들이 놀이공원을 제일 가고 싶어하는 것 같아 가까운 롯데월드를 갔다. 사망사고가 많았고, 반 년 간의 폐장 기간을 거친 뒤 개장한 시즌2를 홍보하는 기사에서 강조하는 바뀐 곳은 "천장과 벽 마감재", "화려한 퍼레이드 쇼"  뿐이어서 정말 가기 싫었다. 하지만 다들 직장인이라 애버랜드는 너무 멀어 어쩔 수 없이 롯데월드를 택했다. 반 년 간의 폐장 기간 동안 바뀐 것은 "탑승 예약제" 뿐이었다. 놀이기구도 다 똑같고, 음식도 다 똑같고, 직원 분위기도 다 똑같다.

 

 자유이용권 34,000원 2장은 복복과 나의 할인카드로 50% 할인을 받았고, 입장료 24,000원 2장, 그리고 어린이 자유이용권, 청소년 자유이용권은 딸기가 가져온 쿠폰으로 할인 받아 이용하였다.

 

 

 

 

 

 

 사춘기의 영현이는 "누나 근데 손 안 잡으면 안되요?" 라며 아이 취급이 아닌 어른 취급을 바라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영현이 손을 꼭 잡고 다녔다. 이 날 아일랜드는 뜨거운 햇살 때문에 너무 더웠다. 우리는 수많은 슬러쉬/빙수/병맥주-_-;/음료수/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롯데월드는 이런 부식 판매 수입이 더 짭잘할 듯 하다.

 

 

 

 

 

 영현이는 자이로드롭을 한 번 타고는 두번째 타는 것을 거부했다. 나와 딸기의 손에 이끌려 슬이는 2번째 자이로드롭을 타고는 계속 심장이 쿵쾅거리고 무섭다고 했다. 하지만 굉장히 재미있어해서 매우 좋았다. 아래 사진은 애인이 찍은 것으로 신나서 손을 들고 있는 내가 보인다.

 

 

 

 

 자이로드롭을 타고 70m 위로 올라가면 전체 전망이 참 좋다.

 

 

 

 후룸라이드도 예약제를 이용하니까 기다리지 않아도 되어서 마음에 들었다. 어른 2장은 입장권을 샀기 때문에 놀이기구를 좋아하지 않는 복복은 환타지드림-_- 1개만 탔고, 나는 바이킹과 자이로드롭을, 그 외에는 모두 존사마와 딸기가 탔다.

 

 

 

 

 삼바 쇼를 추는 외국인들은 가슴과 엉덩이가 거의 드러내놓고 춤을 추기 때문에, 한창 민감한 15살 소년에게는 너무 강한 자극이 아닌가 다소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신났다.

 

 

 

 이 아자씨 너무 들이대셔서 사실 조금 부담스러웠다 -_-;

 

 

 

 

 토끼머리띠를 살까 말까 무지 고민하다가, 결국 딸기는 토끼머리띠를, 슬이는 달마시안 머리띠를, 복복은 이빨모자를 샀다. 쓰고 다니니까 놀이공원 온 기분이 들긴 하더라. ^^

 

 

 

 

 12시에 들어와 7시까지 신나게 놀고, 나가기 전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단체사진을 하나 찍었다. 롯데월드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에 아이스링크를 갈까도 했었는데, 아이들도 좋아하고 우리도 재미있어서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3.

 

뒤늦게 몇 명이 더 합류해서 사람이 늘었다. 딸기와 늉정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이다. 그래서 모일 때 경제적으로 궁핍하진 않지만 서로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어졌다. 슬이 영현이를 핑계로 모두 한 번에 만날 수 있어 참 기뻤다. 저녁 10시 무렵 경선생님 부부도 오셔서 몽골 도착 만 3주년을 축하했다.

 

 

 

 

 3년 전에 헤어질 때, 앞으로 형들 누나들과는 평생 못 만날거라 생각했다는 영현이와 슬이는 당시 한 달 내내 울었다고 했다.

 적어도 자기들이 대학생이 되기 전에는 못 만날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봐서 정말 좋다는 아이들이 참 애틋하고 고마웠다.

 앞으로는 방학마다 한국에 올 거라고 하니 자주 볼 수 있을 듯 하다. 기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