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유를 알 수 없이 기분이 별로인 지난 주의 마지막, 도저히 금요일 저녁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윤영에게 전화해서 "나 기분이 별로야" 라고 했더니, 바로 씻고 나온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그녀가 준비하고, 교통을 이용해서 나를 만나게 될 2시간을 도저히 버틸 자신이 없어-_- 결국 내가 윤영네 집으로 갔다.
양재 -> 옥수 -> 성북. 1시간 가량 걸렸다.
2.
이마트에서 진정 헤네시를 사고 싶었지만, 5만5천 원의 거금을 단순히 기분을 풀기 위해 써선 안된다는 이성이 나를 붙잡아
가볍게 맥주 큐팩 4개와 오렌지쥬스, 나쵸, 살사소스, 물, 아이스크림, 체리를 샀다.
윤영이 살고 있는 집의 주인인 보미가 오징어도 맛있게 데쳐주었다.
윤영과 보미는 모두 한 달 간 인도 여행을 한 적이 있어서, 여행을 위한 아주 알찬 정보들을 가득 들었다.
기억을 다 못 하겠다고 하니까 종이에 적어주기까지 했다.
(뉴델리스테이션으로! 옷은 현지에 가서 사서 입을 것, 숙소는 무조건 편하고 좋은 곳으로 .. 또 뭐더라-_-;; 종이를 봐야겠삼;;)
편한 옷을 달라고 해서 받은 윤영의 원피스, 밤 중에 술먹다 패션쇼까지 가지가지 했다-_-;
등이 훤히 보이는 까만 터틀넥 원피스랑, 저 분홍색 비즈가 박힌 나풀나풀 원피스는 결국 내가 가지고 왔다;
3.
보미의 굉장한 손재주, 감탄했다. 재능과 재주가 나와 정반대의 사람은 정말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것 같다.
저 달님의 표정이 매우 생생하다.
이런 크리스마스 카드 정말 멋지다! 받아도 좋고 만들어줘도 좋겠다. ... 근데 내가 만들기는 힘들겠다-_-
오늘의 하이라이트, 보미가 윤영에게 만들어줬다는 수첩!
펼치면 이런 모양이다.
조 작은 안에 이런 식의 공간이 있어, 인도에 가져가서 여행기를 쓰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 수첩 정말 이쁘다.
4.
윤영 방의 한쪽 벽면, 저렇게 꾸며 놓으니 예쁘구나.
조 사진들 가운데, 내 사진도 있다 ^^
싸이월드에서 제공하는 인화 서비스가 생각보다 괜찮다는 걸 처음 알았다.
5.
밤새 술 먹고 수다떨다 보니 어느새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새벽 5시 잠이 들어 다음날 1시쯤 일어났다.
보미가 모은 스킵비트를 14권까지 다 보고, 방바닥에서 선풍기 바람 쐬며 뒹굴뒹굴 하다 민아까지 만났다.
저녁 5시쯤 애인이 차로 데리러 와서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
분명히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기분이 참 개운하고 좋다.
그냥 단순히 누군가랑 만나서 놀고 싶었던 걸까? 월요일부터는 다시 열심히 일 할 수 있을 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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