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지난 주 일요일, 공부하는 동생에게 맛있는 것을 먹이기 위해 애인의 차를 타고 "착한고기"에 갔습니다.
착한고기는 애인 회사의 미식가 문부장님의 강력 추천으로 알게 된 곳으로 정육점에서는 고기를 팔고 그 옆 천막에서는 인당 3천원 씩을 받으며 구워먹을 수 있도록 자리/숯/김치/상추/깻잎/고추/마늘 을 제공해 주는 정육점 식 고기집 입니다. '좋은고기' 참한고기' 등등 기타 가게들의 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성남인 집에서 군포본점까지 가려면 과천터널 근처에서 '동물들이 친구 만나러 가는 길'을 지나갑니다. 요 문구는 참으로 재치있어서 볼 때마다 항상 웃게 됩니다.
이 날은 5월 들어 처음으로 서울이 30.1도를 찍은 날로 햇살도 뜨겁고 공기도 후덥지근 했습니다. 하지만 에어컨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창문을 열고 달렸습니다.
근처에 도착하면 논밭을 지나가는 길목길목마다 이정표가 보입니다.
주차를 시키고 올라가면 다음과 같은 모습입니다.
가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날 우리는 특상등심 1근(39천원)과 모듬구이 1근(35천원)을 먹었습니다.
집 근처 마트에서 쌈무 2통(3천8백원)과 황도(900원)을 사가지고 갔으며,
착한고기에서 콜라 1페트(2천원), 송이버섯(5천원)을 추가 구입해서 먹었습니다.
사람들은 정말 많이 북적거리고 한데 모여 정신없이 고기를 구워먹고 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애인과 애인 친구와 셋이서 갔을 때는 저녁 8시에 도착해서 1시간이나 기다려 9시에나 간신히 먹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 날은 4시에 도착해서 그런지 다소 자리에 여유가 있었습니다.
2.
숯이 도착했습니다.
특상등심 1근입니다. 겨울에는 호일에 싼 고구마도 함께 주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이번에는 고구마를 받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슬라이스 양파는 2개 씩 얹어줍니다.
자, 굽습니다.
익어가는 고기는 집게와 가위를 사용해서 자릅니다. 이 날은 애인이 풀서비스 해 주셨습니다.
호일을 이용해서 마늘을 굽고, 칼이 없는 관계로 송이버섯은 손으로 길게 찢어 올렸습니다.
요 녀석 정말 입 안에 육즙 가득, 정말 맛있습니다.
호일 위에 김치도 올리고, 고기에서 떨어진 기름으로 불판에 불이 붙으면 상추를 이용해서 끕니다.
BBQ할 때 슬라이스 파인애플을 같이 구우면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마트에서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놈보다 황도가 싸길래 황도를 샀습니다. 그리고 구워보았습니다만 딱히-_- 맛이 색다르지는 않았고 그저 황도를 따땃하게 데워서 먹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말 맛있었던 특상등심 이후에 등장한 모듬구이(35천원)
차돌백이는 그릴에 붙어버리므로 호일을 깔고 굽습니다.
그릴에 BBQ를 하니 그릴 자국이 줄로 남아 먹음직스럽습니다.
3.
다 먹고 돌아가는 길, 차들은 계속 빠지고 도착하며 밤 늦게까지 붐빌 듯 합니다.
요 가게, 매상 끝내줄 듯 합니다.
출발하기 전 근처 산책을 하는데, 젖소 농장이 있습니다. 설마 이 녀석을 잡아서 구워주는 건 아니겠지? 라고 물으니 애인은 그럴 리 없다고 하더군요. 그럼 이 곳에서 젖을 짜는 걸까요? =_=
'동물들이 친구 만나러 가는 길' 뒷 면에는 '다람쥐, 노루가 마음놓고 폴짝폴짝' 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4.
고기는 물론 매우 맛있었으나, 30도가 넘는 날씨에 숯 옆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니 땀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근처에 주차를 해 놓고, 캔모아에 가서 팥빙수를 먹었습니다. 시원하고 개운하고 아주 좋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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