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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여행 : 풍경사진.

LEEHK 2007. 4. 24.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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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2월 중순. 3박 4일 일정.

2인(어머니와 본인) 합쳐 여행경비 180만 원 소요(선물 및 쇼핑으로 반 이상 사용-_-;)

 

 

 

 

1. 첫날. 텐포잔 관람차, 난바.

 

텐포잔관람차를 타고, 고베를 바라본 뒤 (텐포잔 사진은 마지막 날에 첨부)

하야언니와 만나 난바를 돌아다니면서, 사진 찍지 않으리라 했건만.

하야언니가 남편분과 통화하는 사이 심심해서 찍어놓은 쇼치쿠좌.

 

본 감상은?

 

화가 나더라-_- 그리고 부럽더라. 이건 완전, 계몽문화센터.

나 고등학교 때 강당 사이즈 ㅠ_ㅠ

아아- 좋겠다.

바루군이 돔 미안해- 라고 한 기분을 알 것 같더라.

 

 

 

 


 

 


2. 둘째 날. 교토.
 
 
오오미야 역에서 내려 첫번째 방문했던 니죠죠. (입장료 700엔)
무슨 쇼군이 살던 집인데, 안을 한참 돌아다니게 해주는데, 발이 많이 시렵더라.
겨울에 일본인은 도대체 어떻게 산거야? -_- 싶을 정도였다.
 
근데, 가장 놀랐던 건, 나무의 대궁(나무 꼭대기, 일종의 성장점)을 몽땅 잘라버린 정원수들.
분재가 성행하고, 인공미를 맞춘 일본식 정원 문화를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보면 볼수록 불쌍하기만 하더라.
나무들이 다 조각같은데, 가까이서 보면 다 갈기갈기 잘려져 있는 모습들에 어머니 기겁하시고,
나무 그렇게 좋아하는 나도, 보면 답답해지더라.
 
그 중 최고는 (나무 종이 원래 이런지도 모르겠지만) 니죠죠 길가를 지키고 있던 이 아래 나무.
 
"귀신 못 들어오게 일부러 저렇게 해놓은 거 아닐까?" 라던 내 물음에.
 
"귀신 끌어들이는 나무구만" 이라는 어머니의 촌철살인이 빛을 발하던 나무.

 

 

 

 

 

 

 

은각사 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은각사. (입장료 500엔)

 

금각사는 실망했다는 사람이 워낙 많고, 우리 동선으로는 무리가 꽤 있는 위치라서 과감히 포기했다.

은각사는 모래로 꾸민 정원이 인상적이었다. (그 모래를 만져보고 싶었지만 한국인 망신일까봐 꾹 꾹 참았다)

정원도 이쁘장하고, 특이했던 건 이끼를 길러 잔디처럼 덮어놓은 모양.

그 이끼 위에서 솔을 가지고 먼지를 쓸고, 가느다란 집게로 이물질을 줍던 관리인들.

완전 힘들겠더라. 허리도 파악 굽으셔서 ㅠ_-

 

은각사를 누가 만들었나 했더니, 전대 쇼균이 은퇴하고 (일본은 은퇴 후 출가해서는 부자스님으로 사는 정치인들이 많았으니까)

금각사를 본따 만들었다고 한다. 완전 부자스님, 그냥 별장 꾸미기에 여생을 바치셨다는 내용.

그래서 그런지, 참 호화롭고 볼만하더라. ^^

 

 

 

 


 


많은 사람들이, 교토에서 가장 강추였다는 "청수사(키요미즈데라)" (입장료 300엔)
듣던대로 볼만했다.
입장료가 왜 제일 싼가 했더니, 내부에서 따로 돈받는 게 있었다.
불상 밑으로 들어가서 깜깜한 곳에서 줄만 잡고 걸어다니다가, 왠 돌을 돌리면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본당 지하에의
입장료가 100엔이었는데 진짜 눈을 뜨고도 그렇게 새까만 어둠은 처음 봤다.
맹인의 심정이 이럴까도 생각해보려 했지만, 눈을 떴는데 그 칠흙같은 어둠이 너무 신기해서
깊이 몰입은 안됐다. 우리는 가로등이나 전기의 빛에 항상 둘러싸여 살고 있구나가 되려 실감되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연애 학업 돈? 이었나? 3가지 물줄기 중 하나를 골라마시면 그 운이 온다는 약수물도 마시려고 했지만
300엔인가를 내야만 마시러 갈 수 있더라-_- 그래서 됐다- 고 패스~ 했다.


 

 

 

 

 
 
일본 가서는 어머니랑 손을 잡고 돌아다녔는데, 확실히 일본에서는 남자끼리든 여자끼리든 부모자식 간이든
애기가 아닌 이상 손 잡는 문화가 없더라. 나랑 어머니를 제외하곤 모두 커플이었다.
뭐 덕분에 모녀가 관광왔다는 사실은 확실하게 어필했는지, 가는 곳마다 사진찍어주겠다고
나서는 아자씨들이-_- 있었다.
 
키요미즈데라에서도 부인과 딸과 온 아자씨가 계속 볼 때마다 사진찍어준다, 어쩐다 하면서 말걸고 그래서.
덕분에 어머니랑 몇 안되는 투샷을 남길 수 있었다 ^^
 
 
요 아래 사진은 키요미즈데라 본당 아래의 모습, 저렇게 서까레만으로 절벽 위에 지어진 건물이.
음. 특이했다.

 

 

 

 

 

 

 

 

3. 셋째날, 히메지, 고베.

 

오사카에서 히메지는 2시간 정도 거리.

일본인이 서울에 관광왔다가 천안 내려갔다 온거라고 생각하면 맞을 듯-_-;

 

 

히메지+코코엔 콤비네이션 티켓 720엔(아마도?;;)

 

히메지성은 6층 높이의 도요토미히데요시(-_-)가 지은(맞나;) 일종의 군사건물이다.

난 당연히 6층에 올라가서, 쇼군이 여기 살았냐고 물었더니, 쇼군 집은 지금은 소실됐고 원래는 요 앞 마당에 있었다고 말하면서

여기는 단지 "미하리" 하던 곳이었다고 하더라. 왠지 6층 올라가는 내내 계속 무기창고랑 투척기 밖에 없더라.

... 미하리 를 내가 알아들은 이유는 바루랑 요코의 듀엣 미하리 때문이지 ㅠ_- 칸쟈니가 내 일본어에 무지하게 기여했다;

 

 


 
 
여기서 한국 남자애 3명을 만나 잠시 일행이 되었었는데, 걔들이 물어본 거에 그 떄는 몰라서 대답을 못 해줬는데
헤어지고 나서 바로 답을 알아서 ㅠ_ㅠ 너무 안타까웠다!! 근데 다시 못 만났다 ^^;
 
여기서 답을 하자면, 히메지성은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군사지역이었단다.
그리고 코모도는 지금은 코코엔으로 바뀐 교육기관이란다.

 

 

 

 
 
 
또 특이했던 건, 우물인데, 위에 망이 쳐져있고 그 아래선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깊이는 꽤 깊었다.
뭔가 물어봤더니 그 안에 새를 넣어 길렀다고 하더라. 아마 전서구를 기르던 곳이 아닌가 싶었다.
(궁금하면 관리인한테 바로 물어볼 수 있고, 지나가는 일본인 가이드 말도 훔쳐들어 어머니께 통역해드릴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코코엔. 부자 귀족이 왠 게이샤를 사랑해서 그 여자를 위해 지었다는 정원, 13가지의 정원이 연결되어 있는데,
뭐 조금은 억지스러운 숫자기도 하지만, 이쁘기는 참 이쁘더라.
나중에 교육기관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정원으로 개장하여 관광객들에게 개방하고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놀란 건. 왠 팔뚝만한 잉어가 바닥을 헤엄치고 다니는 거였다.
요 아래는 색색깔 잉어가 깨끗한 물 안을 헤엄치고 다니는 모습인데, 다니다보면 우중충하고 흐리멍텅한
탁한 물에 짙은 회색의 허벅지만한 잉어가-_- 미동도 안하고 멍하니 멈춰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고베에서는 500엔짜리 1일 시티투어 티켓을 끊어 다니라는 조언이 있었는데.
난 절대 쓸데없는 교통비를 쓰기 싫어서; 그냥 알아서 걸어다녔다. 지도가 있으니 나는야 무적!
 
사실, 히메지에서 돌아오는 전철에서 잠들었다 깨니, 춥고 집에 가고 싶어서 완전 헤매이면서
슬럼프에 빠져 있었는데, 고베 지진 메모리얼 공원도-_- 코딱지 만하고 너무 심심해서=_= 완전 실망해서
괜히왔어. 가이유깐 가서 14미터 고래나 볼껄!! 이러고 있었는데.
 
밤이 되어 그 유명한 고베의 야경을 보니까. 다시 기분이 좋아졌었다.
모자이크는 쇼핑하기도 참 좋더라 ^^
300엔을 내고 타는 놀이기구 (화면 나오는 고글을 끼고, 앉아있는 기구가 진동을 하면서 롯데월드의 다이나믹 씨어터 같은
느낌이 나는 것^^ 한국엔 코인 놀이기구 중에 이런 게 없으니까 신기했다) 도 재미있었고.

 

 

 

 

 

4. 넷째 날,  USJ

 

비가 추적추적 오는 USJ에서 빠른 시간 안에 최대한 놀아주느라 사진은 한 장도 안 찍었고.

다만, 여행 최대의 행운으로 발견했던 리무진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텐포잔을 지나칠 수 있었다.

 

첫째 날 탔을 때는, 고베가 보였나? 싶었지만 다소 흐린 날씨라 형체만 분간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돌아오는 날에 이걸 보니, 오사카 로마네스크가 무지하게 듣고 싶었다.

하지만 mp3은 이미 케리어에 넣어서 -_- 리무진 버스 트렁크에 들어가있는 상황이라 안타까워하면서

혼자 노래부르고 혼자 내 목소리로 감상에 젖고(응;;;) 그랬었다.

 

 

 

 

 
 
 
 
아시아 최대 높이라는 텐포잔 관람차.
700엔인데, 칸사이 쓰루 패스가 있으면 10% 할인으로 630엔을 내고 탔다.
 
소요시간은 15분, 우리 다음 차에 탄 커플이 차에서 이상한 짓 하는데 꼭대기 올라갈 때 쯤 각도가 들어맞아서
자꾸 보여서-_- 그쪽도 우리도 참 민망했다;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5*7 사이즈 정도의 크기로 인화해서 출구에서 보여주고 사라고 하는데,
물론 사진이 참 맘에들게 나오긴 했다만. 1000엔이나 주고 그 사진을 살리가-_-;
그래서 그냥 패스~ 했다. 그럼 그 사람들은 내 사진을 어떻게 폐기했을까=_=
 
사진 10장을 인화해놓으면 1-2장 정도 팔리는 분위기던데, 그냥 가격을 내리고 10장을 다 파시지-_-
200엔만 됐어도 샀을텐데;
 

 

 

 

 

 
 
++
 
 
 
그 웃다 기절할 뻔 했던 나카자와 쥰과 리아디존의 스카제이를 보면서도 찍지 않았던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_- 이 어이 없는 방송 떄문에.
 
 
둘째 날 밤에 잠깐 틀었던 TV 에서는 신동엽의 신장개업 같은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었는데
주제는 "망해가는 캬바쿠라 살리기" 였다.
캬바쿠라란, 여자가 나오는 술집이다-_- 그냥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단란"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진에서 왼쪽은 진행자인 개그맨,
가운데는 캬바쿠라 경력 10년의 캬바쿠라 여왕(34세, 월수입 300만엔!!),
오른쪽은 캬바쿠라 설계 28년의 베테랑 아자씨. 


 

 

 

스텝이랑, 28년 경력의 베테랑 아자씨가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들어가서 손님으로 가게를 겪어보고 나서 했던 질문. 진짜 고객서비스, CRM, 고객대응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최고의 노하우라고 생각하고 감탄했다. 일본은-_- 이런 캬바쿠라에서도 고객관리 이론을 적용하는 프로그램을 하는구나!

(물론 심야방송이고 흥미본위이긴 했지만)

 

 

접대부 아가씨가 3명이 교체되었었다. 교체된 이유를 물었더니, 주인이 버벅대더라.

저 28년 아저씨가 말했던 그 대답은.

 

 

"캬바쿠라에는 드라마가 있어야 합니다. 처음에 손님이 들어오면 굉장히 두근거리지 않습니까.

어떤 아가씨가 나올까, 얼마나 이쁠까, 하면서, 그 때 처음 나오는 아가씨는 굉장히 임펙트가 있는 아가씨여야 합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이야기를 길게 끌어나가며 부드럽게 분위기를 끌어나가 술을 먹으며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아가씨.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아가씨는 또다시 임펙트가 확 하고 있어야 손님이 또 와야지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 보다 깜짝 놀래서. 아마 새벽 1시 반 쯤이었던 것 같은데 완전 흥미롭게 방송에 빠져들어갔었다.

캬바쿠라에 왠 드라마!! 우와- 하면서.

 

그리고 요 망해가는 캬바쿠라가 크리스마스이브에 매출이 제로였고,

근무하던 아가씨가 5명이었다고 하니까.

저 캬바쿠라 여왕 아가씨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너무 놀라하면서.

 

"크리스마스 이브는 피크인 날이잖아요. 근데 그 날 매상이 없었다는 건 단골고객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군요.  그 날 전에는 각자 단골 고객에게 전화를 하고 약속을 잡고 그 날은 만석이 되고 가장 손님이 즐거워하시는 날이라구요!"

 

... 뭐 일단 크리스마스 이브에-_- 캬바쿠라에 가는 아자씨들도 그렇지만, 저 아가씨 입에서 고객관리며 전화관리며 요런저런 고객관리의 요점들이 숑숑숑 하고 튀어나올 때 나는야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예쁜 얼굴도 아니고 (몸매는 이쁘더만) 나이도 많은 아가씨가,

월수익 300만엔을 올릴 수 있는 이유라면 살아서 겪어온 수많은 노하우가 있겠지.

 

 

 

 

 
뭐 그래서 저는. 일본 여행을 하면서 제가 눈으로 봤던 수많은 장소와, 대화를 나눴던 수많은 일본인과.
먹었던 맛있는 음식들도 물론 참 좋았지만.
 
저 방송을 보고, 아 고객관리란 역시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노하우가 최고구나 라는 걸 다시 한 번 뼈져리게 느꼈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