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7.05.05
'산공인의 밤' 행사 뒷풀이 장소에 날 데리러 왔다가 집에 데려다주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던 시간이 새벽 3시였던 애인. 술 취한 본인의 모습에 매우 즐거워하더니, 그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바로 다시 달려 오셨다. 차가 있는터라 딱히 갈 데도 없어서 남한산성에 올라갔다. 남한산성은 우리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이며,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고 공기도 맑아서 매우 시원하다.
어린이날이라 대목을 맞았는지 주차장에서는 주차비 1천 원을 받고 있었지만, 식당에서는 주차비만큼을 할인해주기 때문에, 식사할 예정이라면 주차비에 큰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맷돼지구이, 오리구이, 오리탕, 청국장, 두부요리 수많은 식당 가운데 딱 한 군데 먹을만한 천일관 메기매운탕은-_- 이미 세 번 정도 먹어서 이번엔 새로운 것을 먹어보자라고 산책 겸 해서 1시간 정도를 식당 주위를 맴돌았다.
일반인이라면 1시간 산책하기 위해 절을 올라가든, 산성을 올라가든 하겠지만, 배고픈 이화경은 식당 주위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는 사실이 너무 웃기지만, 정말 계속 고민했다. 무엇을 먹을까 하고.
결국은 주차한 곳에서 가장 가까운 식당 아무데나 들어갔다. 둘이서 4-5만원 하는 오리구이나 훈제오리 같은 걸 먹기도 비싸고, 그냥 평소 먹는 삼겹살이나 고기구이를 1인분에 1만 원 주고 먹기도 싫었다. '향촌' 이라는 식당이었는데, 향촌정식 1인분에 1만 원으로 최소 2인 이상 주문해야 한다.
청국장 + 잡곡밥 + 두부김치 + 파전 + 도토리묵 + 더덕 + 돌나물 등 각종 나물이 있었다. 고기 구워먹고 싶지 않은 기분에 산뜻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
2.
2007.05.06
몸이 좋지 않으셔서 하루종일 집에 계시던 아버님께서 저녁 8시에 약속이 있는 동생을 약속장소까지 태워주겠다고 공수표를 날리시고는 저녁 6시에 남한산성으로 향하셨다. 이번에 제대한 남동생은 군용트럭은 잘 몰지만, 사제 차에는 익숙치 않은 모습이라 시동도 세 번 정도 꺼트리긴 했지만, 그럭저럭 훌륭한 솜씨를 보여주었다.
고불고불 드라이브길을 올라가, 남문 매표소(주말엔 입장료 받지 않음, 저녁 6시 넘어도 입장료 받지 않는 전형적인 공무원이 근무하는 매표소)앞에 차를 세웠다. 들꽃들이 한창 여기저기 피어있는 게 분위기가 참 화사했다.
남문 매표소 앞에 있는 포장마차에 털썩 앉으시더니, 막걸리(1잔 천 원, 1병 4천 원)와 닭꼬치(1개 1천 원)를 바로 주문했다. 아들에게 운전을 시키신 아버지는 안심하시고 술을 한 잔 걸치셨다. 평소라면 "음주운전은 안돼!!!" 라면서 말리겠지만, 오늘은 운전을 안 하셔도 되실 듯 하여 나도 함께 한 잔 했다.
포장마차 바로 옆에는 남한산성 등산로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항상 남한산성에 올라갈 때마다 보았지만, 저길 언제 내려갔다 올라오나 싶어서 단 한 번도 도전한 적 없고, 도전할 생각도 없었다. (이 때 까지는-_-)
약수터에 가서 물을 뜨려고 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밥 부터 먹었다.
돼지바베큐 400g(2만 원)과 동동주(6천 원)을 주문하였는데, 점원이 너무 불친절하게 숯불 위에 고기를 전부 다 부어버려서 아버지께서 화를 내셨다. 그랬더니 사과 한 마디 없이 획 하니 안으로 들어가 버리더라. -_- 식당 이름만 기억이 났어도 뭐라고 적겠는데 이름도 기억이 안 난다. 신용카드 전표에는 '아라리오' 라고 찍혔던 것 같다.
고객서비스가 생명인 이 시대에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 되는데, 그래서 이 때까지 기분이 매우 좋으셨던 아버지 기분이 팍 가라앉으셨다. 딸과 아들은 아버지를 두둔해서 점원 아줌마와 싸우기보다는, 좋게 좋게 해결하기 위해서 아부지 편을 안 들어드려서 서운하신 것도 있었던 것 같았다. 음식 맛은 나쁘지 않았으나, 미묘한 분위기에 급박하게 고기를 굽다가 오른쪽 손목은 숯불 판에 두 번이나 데고-_- 결국 술도 남기고 나왔다.
계산을 하고 나와, 차를 몰고 북문방향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 올라가니, 절이 나왔다. 절 밑에 있는 약수터에서 동생에게 물을 뜨라고 다 맡긴 뒤 아버지와 나는 절에 올라갔다. 패트 병 10개 정도 분량이었고, 동생은 "이걸 나한테 다 하라고!?" 라고 당황했으나, 착실하게 물을 다 떠 놓았다.
물을 다 뜨고, 다시 남문 매표소 앞에 와서 주차를 시켰다. 비슷하게 주차한 많은 사람들이 계단을 내려갔다 올라오길래, 나도 운동삼아 두 단 정도만 내려갔다 올라오려고 했으나, 아버지가 "딸!" 이라고 애절하게 바라보시길래 어떨 수 없이 6단을 다 내려갔다 올라왔다. 총 255개 계단으로 올라올 때는 완전 녹초가가 되어 버렸다. 확실히 운동부족이다.
남한산성을 뒤로 한 채로 남문 매표소 앞에 서면, 왼쪽이 위에서 나왔던 포장마차와 남한산성 등산로이고, 오른쪽은 시내 전경이 보인다. 낮에 보는 시내 전경은 스모그 라인이 뚜렷하게 보여서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밤에는 까만 밤에 반짝이는 불빛이 아주 예쁘다, 남한산성 드라이브 코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야경도 참 이쁜데, 그것은 차로 내려가는 도중 스쳐지나가듯이 보은 것이라 멍하니 볼 수 없는데, 이 광경은 오래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안타깝게도, 폰카로 찍어 화질이 엉망이다. =_= 누가 이렇게까지 포스팅에 열을 올리게 될 줄 알았나. 디카를 들고 다니긴 귀찮잖어. 흐흐. 으쨌든. 담에 가보세요. 남한산성 드라이브 코스에 야경은 끝내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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