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10시 전에 신랑이 잠들고
11시까지 애들을 재우려고 시도하다가
나도 힘들고 애들도 힘들고
뭐하는 짓인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애들을 재우고 쉬고 싶은 생각이 우선인가
다시 돌아오자 않을 아이들과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게 우선인가.
재우는 결과보다 잠들기까지의 시간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결과를 빠르게 이루기 위해서 억지로 뭔가를 하려고 하는 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어리석게도 참으며 보내는 것 아닌가.
그래서 포기하고 셋이 놀았다. :)
첫째가 원하는대로 같이 가위바위보를 하다가
둘째가 울길래 둘째를 앞에 앉히고 가위바위보 하는 시늉을 했다.
4개월 둘째는 계속 주먹 쥐고 있어서 바위 밖에 못 낸다.
그랬더니 6세 형님이 계속 가위를 내면서
"내가 졌네~"
"(속삭이며) 쉿! 엄마 비밀~" (형아가 져주는 거 비밀이라고. ㅋ)
"형아가 자꾸 지네~ 보자기도 좀 내봐~"
라며 동생과 놀아주더라.
억지로 재우기만 했다면 못 보았을 형님다운 면모.
둘째도 형이 자기 보고 웃어주고 말걸어주고
손장난(가위바위보) 하는 게 즐거운지
소리내어 웃으며 잠깐; 잘 놀다.
여차저차 다 재우고 누워 생각하니
어차피 자는 시간은 본인들이 자고 싶은 시간이었을터.
자기 직전에 아무리 노력해도 영향을 끼치긴 어려웠을거다.
아이들 키우며 종종 삶을 되세김질하게 되는데,
결과는 어차피 같은데 과정을 즐기지 못하고 살았던 건 아닌가.
오늘 밤 생각 정리.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며 살아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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