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싶다, 평범하고 싶다, 하지만 실제로 그 평범이란 것은 상위 20% 의 수준이라고 한다. 보통을 찾는 것은 절대적인 중간치가 아닌 뭐 하나 부족한 것 없는 상태를 갈구하는 것이다. 무엇 하나 특별하고 나머지가 바닥인 것은 차라리 흔하지만, 바닥이 없는 것은 오히려 확률적으로 더 어렵다.
그걸 머리로 알고 있다고 해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쉬울리가 없다. 최근 몇 년간 복잡한 상황 속에 몸과 마음의 바닥을 몇 번 친 뒤, 스스로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댕강 댕강 잘라내어 덩어리째 버렸다. 놓고 나니 모든 것에 그러려니- 이건 내 영역이 아니니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흘낏 보고 지나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아이에 대해서는 그게 잘 안 된다. 내가 아니라 더 놓을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버리지 않고 보듬은 몇 안되는 소중한 영역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자라면서 탈도 많고 일도 많았던 아이라, 뭔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길게는 몇 년, 짧게는 몇 개월 지나면 괜찮아질거라는- 경험적으로 체득한 진리에 의존하여, 감정이 쏠리지 않도록 노력한다.
사람의 감정은 한 번 터지면 봇물 터지듯 휘몰아치기 마련이라, 한 번 쏠리기 시작하면 다시 순식간에 바닥으로 내리 꽂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나도 손해, 가족에게도 손해다. 쏠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또한 지나간다. 저 아이는 나와 다른 생명체라 내가 노력하는 것과 관계없이 고유의 컨디션에 따라 상태가 바뀐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건, 그러려니 하는 것- 지켜봐 주는 것-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 뿐이다. 정말 소중할수록, 아이가 나이가 들수록 상당부분 방치해야 한다. 늘 되뇌이는 말이지만, 제어할 수 없는 부분에 애끓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애정에서 관심과 애착을 분리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래야지 어쩌겠나. 이미 탯줄은 끊어졌는데.
가끔 신랑과 아이를 보며 한숨 쉬며 대화할 때가 있다.
"이런 게 또 생긴단 말이지...? 에휴..."
보물을 얻으려면 퀘스트를 수행해야 겠지. 저런 게 또 생길테니 나는 마음 다스리는 훈련이나 해야겠다. 이래서 아들 셋 엄마는 종교와 관계없이 천국 간다는 말이 나온 거겠지... 일단 아들 하나부터 플레이 합시다. 이눔 하나 클리어 하기도 전에, 평생 클리어 못 할지도 모르지만=_=, 다른 미션이 곧 들이닥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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