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통증이 격하게 몰아쳐 응급실에 갔다.
지역 내 여러 종합병원들 중 응급실과 입원실이 제일 한가하기 때문에 선호하던 곳이다. 그러나 응급실 당직 어린 의사는 배를 꾹 꾹 눌러보더니 관련 검사할 수 있는 의료진이 현재 없다면서 집에 가서 쉬라고 했다. 검사할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 유도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했던걸까.
응급실 침상에서 다른 병원에 전화해 야간 검진 가능하냐고 묻고 이동하면서, 실소가 나왔다. 차로 십여분 거리에 다른 종합병원이 있기에 망정이지, 만약 근처 유일한 응급실이었다면 어쩔 뻔 했나. 작지 않은 종합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야간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없는 걸 보니, 이사를 가더라도 꼭 큰 병원 근처에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의료인프라의 중요성이 이런 것일테다.
시간이 지나 통증이 많이 가라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불편할 때가 종종 있지만, 검사 결과 괜찮았던 것을 떠올리며 심신을 다독이고 있다. 몸이 전 같지 않다. 늘 같을 수는 없겠지. 두 번째이지만 새롭고 놀라울 따름이다. 상당 부분이 전과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