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유 경구유발검사는 바르자마자 후드득 올라와서 시험 시작 즉시 귀가 결정이 났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기대가 없을 때 기대 이상이 생기듯이, 생각보다 오랜 시간 병원에 머물렀다. 다섯 시간 끝에 난 결론. 익은 달걀은 소량에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의 몸은 달걀을 힘들어하고, 안심하며 먹이기는 어렵겠다. 실수로 달걀 성분이 들어간 음식을 섭취해도 심각한 사고는 없을거다 는 결론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두어시간에 걸쳐 아주 조금씩 섭취해가다가 한 개를 다 먹을 무렵 입가에 반응이 있어서, 의사 선생님이 락티케어 입가에 바르라고 지시하셨다. 점심 식사 후에 배가 아프다 울먹였고 설사를 했다. 얼음 넣은 사과주스를 먹어서 배가 차갑다고 하며 아프다했기 때문에 잠시 고민했지만, 그정도 차가운 주스는 평소에도 먹던 것이고, 주스 먹기 전에 점심밥도 잘 안 먹고 속이 불편해 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달걀이 가장 큰 원인이고, 거기에 찬 음식의 들어가며 문제를 심각하게 한 것 같다.
배 아프다고 힘들어하기에 유시락스와 람노스 먹이자 바로 잠들어서 두 시간을 기절하듯 미동도 없다가 일어나서는 쌩쌩하게 잘 놀았다.
휴가 기념, 아침부터 고생한 것 보상할 겸 해서 아이 뮤지컬을 보고, 채식 음식점에서 포식한 뒤, 수영을 즐기는 내내 아이는 날아다니며 신나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해서 "차가운 거 먹으면 아까처럼 배 아플텐데... 어떡할래?" 하고 물으니 바로 안 먹겠다 대답한 걸 보면 정말 많이 아팠나보다.
우유는 일 년 뒤에 다시 해 보기로 했다. 견과류를 먹이고 싶어하는 신랑의 질문에는, 일단 우유부터 성공하고 생각해보자는 답이 돌아왔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우유, 달걀만 잡아도- 급식만 어케 넘겨도. :) 굉장히 만족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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