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재를 찍다

크로아티아 렌트카 운전.

LEEHK 2014. 6. 2. 05:18

 

1. 차량 예약, 수령. 반납.

 

서류는 여권과 국제면허증 필요하다. 그리고 신용카드로 개런티 6000쿠나(120만 원) 정도 긁는다. 무사 반납하면 환불해준다고 한다.

옵션 추가한 네비게이션은 2.5인치인데 다국적 언어가 지원되어서, 직원이 글자와 음성은 한국어로 설정해주었다. 키보드는 크로아티아어로 하여 주소 입력할 때 유용하게 썼다. 우리나라처럼 통합검색은 없고, 모두 주소검색 뿐이었다. 대부분 괜찮은데, 간혹 삐꾸날 때가 있어 구글맵 네비게이션과 병행하며 보았다.

 

오토 차량이 별로 없다. 미리 예약해서 갔는데도, 오토가 하나 밖에 없다고 다른 차를 받았다. 원래는 폭스바겐 골프를 예약했는데, 오펠 자피라를 받았다. 만약 현지 당일 수급을 원했으면 수동 밖에 없었을 것 같은 분위기다. 둘이 탈거라 적당히 작고 날쌘 차를 원했는데, 카니발 급 차를 받아서 종일 묵직하게 다녔다. -_-;; 회사 워크샵 갈 때 몇 번 몰아봐서 익숙한 차량 크기이긴 했지만 그래도 운전 감이 편치는 않았다. 다행히 도로가 텅텅 비어 있고, 주로 다닌 국도 주변은 주차공간도 넉넉해서 큰 무리 없었다. 자그레브나 스플리트, 두브르브니크 시내에는 주차 공간이 협소해 보였지만, 난 스플리트 시내에서 차를 수령해 자그레브 호텔에서 바로 반납해서 다행히 시내 주차 스트레스는 피할 수 있었다. 차량 수령과 반납을 다른 도시로 할 수 있다.

 

EU 규정상 낮에도 라이트 켜야해서, 주차할 때 라이트 껐나 꼭 체트하는 게 좋다. 방전되어서 점프 뜨고 싶지 않으면;;;

 

 

 

 

2. 주유.

 

차량 수령, 반납 시 기름 꽉 채워주는 게 기본이라지만, 나는 3/8 정도 있는 상태에서 받았다. 운행 중 기름이 바닥날까봐 걱정하는 걸 정말 싫어하고, 주유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바로 주유소에 들어갔다. 주유는 셀프, 렌트카 업체에서 기름 종류를 알려준다. (보통 주유구에 기름 종류 붙어 있다.) 가솔린, 디젤 이렇게 안 써있고 유로어쩌고 95, 유로어쩌고 90 식으로 써있다.

셀프 주유한 뒤, 카드 긁는 것도 없고, 얼마 넣었다 종이가 나오지도 않아 카운터에 물어보러 갔더니 알아서 결제 해주더라.

 

 

 

 

 

3. 도시 내 운전.

 

일단 신호 체계가 좀 다르다. 좌회전 신호가 대부분 없다. 파란 불일 때 서로 슬금슬금 눈치보며 비보호 좌회전을 하면 된다. 간혹 좌회전 우회전 화살표 신호등이 있는 경우 따르면 된다. 차량이 별로 없어서, 그냥 대부분 대충대충 술렁술렁 운전하고, 경적이나 하이빔도 쓰는 것을 보지 못했다.

자그레브는 트램이 있다. 꽃누나에서 이승기가 트램 차로로 잠시 접어든 것을 굉장한 위기처럼 나와서 좀 걱정했는데, 그건 그냥 방송용 설정인 것 같다. 일단 트램은 느리고, 도로는 널럴하다. 트램이 오면 옆으로 비키고, 트램과 거리가 있으면 트램 차로로 일부 주행도 하고 융통성 있는 분위기였다. 모든 운전이 다 그렇듯이 좌우 눈치보며 하면 무난하다.

 

 

 

 

 

4. 고속도로 주행.

 

A1 고속도로에서는 대충 흐름에 맞춰 2차선에서 130을 밟았다. 외국이라 제한 속도 지켰다. 1차선에서는 쌩쌩 달리는 차 많았다. 하이빔 쏘는 경우는 드물게 있었다. 오토바이 삼십 대 정도가 같이 130을 밟으며 달리고, 줄 서서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것을 보며 크로아티아 고속도로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니구나 싶었다.

스플리트에서 자그레브 방향으로 이동할 때 비오코보 산을 넘는데, 풍경이 참 아름답다. 그리고 습기 찬 바람이 산을 넘지 못해 비를 뿌리는 푄 현상이 있기 때문에 바닷가 도시들이 그리도 쨍하고 맑으면서도 습하지 않은 것이구나 체험하였다. 산을 넘어가며 내륙으로 들어가자마자 폭우가 짧고 굵게 내리는데, 와이퍼를 최대 속도로 해도 시야 확보가 안 되는 상황은 난생 처음이라 조금 당황했었다. 다행히 도로에 차가 많이 없어 차간 거리가 꽤 있었고, 오펠 자피라에는 뒷유리 와이퍼가 있었다. 조금씩 내리는 보슬비에 와이퍼를 이리저리 조작하며 작동법을 익혀놓는 것까지 여러모로 다행이었다. 130이던 차 속도는 순식간에 60까지 떨어졌고, 앞 뒤 차들이 모두 널찌감치 떨어져 서행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비상등을 켜고 주행하는 차는 내 차와 뒷차 두 대 뿐이라, 지역주민들은 이런 게 익숙한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5. 비행기, 버스와 비교.

 

자그레브에서 두브로브니크는 비행기, 두브로브니크에서 스플리트까지는 버스, 스플리트에서 자그레브까지는 렌트해서 이동하다보니 크로아티아 국내 교통 수단은 트램 빼고 다 타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행기는 자그레브에서 두브로브니크까지 40분 밖에 안 걸리지만, 이코노미는 체크인이 탑승시간 한 시간 전부터는 가능하고, 도심에서 공항 거리가 두 도시 모두 삼십 분씩 걸려서, 이것저것 다 따지면 세 시간 넘게 소요되었다. 하지만 나름 쾌적하고 좋았다.

버스는 큰 도시에서 큰 도시까지는 지정좌석이지만, 나머지 중고도시들에는 내릴게요~ 하면 내려주고, 버스 정류장에 사람이 기다려도 빈자리 있어야만 태우는 시스템이라, 소도시들에서 타려면 운이 나쁠 경우 무한정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인내심이 필요해 보였다.

운전은 워낙 도로에 차가 없어서 큰 무리 없다. 크로아티아는 렌트가 진리라던가... 다만 우리는 한 도시에서 사오일 체류하고, 체류 시에는 종일 숙소에 있거나 종일 걷는 타입이라, 내내 차를 빌리는 건 좀 아까웠다. 플리트비체 들르는 이박 삼일만 렌트해서 활용했는데 차가 있어 다행이다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차량 반납처인 자그레브 숙소를 5성급으로 잡으니, 발렛파킹 해서 차를 호텔에 맡긴 순간 나는 신경 꺼도 되는 상황으로, 업체가 호텔로 직접 와서 차를 회수해가며 관련 처리는 호텔에서 알아서 해 주었다. 정말 편했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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