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재를 찍다

두브로브니크 - 스플리트 버스 이동.

LEEHK 2014. 5. 26. 19:11

 

 

 

 

 

 

 

 

 

 

두브로브니크 올드시티 필레게이트에서 구시가지를 등지고 힐튼호텔 쪽 정류장에서 1A, 1B, 3, 8번 버스를 타고 메인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 스플리트 행 버스 티켓 130쿠나, 짐 싣는 비용 7쿠나를 지불하고 지정좌석에 앉았다. 버스는 짐 싣는 공간이 매우 높았고 좌석도 높아 공중에 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좌석 등받이 조절은 망가져서 잘 안 되는 자리였지만;; 좌우 의자간격 조절이 가능해서 놀라웠다. 덩치 큰 유럽 손님들을 위한 것인가 하며, 다리 올려 앉는 게 편한 한국 여자애 둘이 비교적 여유있게 올 수 있었다.

네번째 사진은 중간에 들은 휴게소 전망이다. 휴게소 한 번 들리고 중간중간 빈 자리 날 때마다 시골마을 임시, 혹은 정식 터미널 정류장에서 사람을 태우는데, 빈 자리 없으면 손을 위로 오무려 연꽃 모양을 하고 대충 흔들어 지나쳐버린다. 마사지 언니가 버스 싫다고 한 번 놓치면 한없이 기다려야 한다고 했던 게 이런 이야기인가, 크로아티아는 렌트가 진리라고 하는 게 이런 걸 내포한건가 싶었다. 중간 시골 마을에 묵었다가 버스 타고 도시 진입하려면 빈 자리 있는 차가 올 때까지 무한정 기다려야 하는 시스템 같았다. 맙소사;;

 

두브로브니크에서 스플리트까지 자가 운전하면 3.5시간, 고속버스로 4.5시간이란다. 고불고불 해안도로는 계속 커브의 연속이라 60키로 이상을 밟지 못하는데다가 몸이 좌우로 번갈아 휩쓸렸다. 편안한 고속도로 주행과는 매우 달라 운전기사 분 피곤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브길 각도가 커서 속도를 낼 수가 없는 구조였다. 도로의 차들은 대부분 라이트를 켜고 달리고 있었고, 무척 한산한데다가, 다들 위험하지 않게 양보운전을 하고 있었다. 국민성이 우월해서라기보다;; 길 자체가 매우 위험해서- 잘못하면 바다로 빠질 커브길;;;이라 그런 것 같았다. 며칠 뒤 스플리트에서 플리트비체, 자그레브까지는 렌트해서 운전할 예정이라 중간 중간 주유소들도 유심히 봐 두었다. 들었던 대로 셀프주유인데 대금 결제는 어찌하나 궁금하긴 했으나~ 닥쳐서 물어보지 뭐~ 하는 특유의 만만디 정신으로 바로 잊었다.

중간에 보스니아 국경을 지나는데, 우리 여권은 대충 보더라. 그런데 자주색 붉은 계열 여권은 들고 나가 검사 해 들어오고, 앞 차는 트렁크 아이스박스까지 열어 샅샅이 살펴볼 정도로 철저히 확인했다. 재미있었던 건, 피자 배달 오토바이가 잔뜩 음식 꾸러미를 내려놓고 돌아가던 것. 이 곳도 배달의 민족이 있었다. :)

 

계속 왼 쪽은 바다고, 오른 쪽은 절벽이었다. 흔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느낌이 나는 바다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운 오른쪽 산이 정말 멋있어 한참을 보았다. 버스 창문이 너무나 깨끗하여 사진은 엉망진창이다. 왜인지 만화에서 나왔던 것 같은 비요른 산이라는 단어가 계속 떠올라 혼자 비요른 산이라 불러댔다. 실제 이름은 물론 다르다.

예전 이 곳 사람들은 척박한 땅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먹고 살며, 특히 눈이 오는 겨울에는 저 높은 산을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사람을 압도하는 깎아지른듯한 돌산과, 푸르른 바다가 이루는 조화가 이 지역의 특성으로 보였고, 긴 버스 이동 내내 꾸벅꾸벅 졸다가도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마음에 들어, 버스 여행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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