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은 저녁.
결국 주차장 문 닫기 직전까지 야근하고 집에 와서
샤워하며 아이를 씻겼다.
뽀뽀하며 장난가득 크림 바르고 옷 입히고 하는 도중
아이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엄마~ 나중에 람이 형님되면~ 우리 결혼하자~"
"응? 뭐라고?"
"람이 커서 형님되면~ 엄마랑 결혼해~"
"응?? 다시 말해봐...;;;"
"나중에~ 람이 어른되면 말이야~"
"뭘 하자고?"
"결혼~"
두어번 다시 물어봐도 같은 대답.
아이 입에서 결혼이란 단어가 처음 나왔다.
이 아이 결혼이 뭔지는 아는건가. ㅎㅎㅎ
나도 어릴 때 아빠랑 결혼한다고 했으려나.
람이가 크면 전혀 기억하지 못할 발언일테고
아이의 청혼;;은 내 기억 속에만 남겠지만,
새롭게 등장하는 어휘와 문장들이 놀랍고 귀엽고 즐겁고 행복하다.
힘들어도 이 맛에 아이 키우는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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