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에 깨서, 1시간은 아이 다독였고, 잠이 깬 김에 30분은 블로그에 글을 썼다.
자려고 노력했으나 잡념 끝에 결국 또 일 생각 떠올라 아이디어 잊기 전에 적어두려 폰을 잡았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반, 비가 엄청 쏟아졌다.
폰 메모장에 끄적인 업무 아이디어는 3가지, 그 중 하나는 위키 페이지를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이 구체적으로 진행되어 작성할 목차와 문장까지 머리 속에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 새벽 5시 반이 넘어서야 간신이 잠깐 눈을 붙였다.
선잠을 1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출근했는데.
역시나 무언가 일이 터지고 회의가 생기고 해서, 새벽의 아이디어 중 간단한 2개만 실행으로 옮길 수 있었다.
가장 오래 생각하고, 이리 저리 해야지 몸 달아 했던 3번째 것은 결국 하지 못하고 하루 일과가 종료 됐다.
더 중요한, 지난 주부터 하기로 했으나 못하고 이번 주로 밀린 일은, 또 못 하고 다음주로 밀리느냐 주말에 출근해서 처리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야근을 하거나 주말 근무를 해야만 진도를 맞출 수 있다는 건 내가 스스로의 유휴 리소스를 스마트하게 관리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아 너무 멍청하여 짜증이 난다.
새벽에 일 생각은 왜 나서 잠이 안 오고, 그렇게 당장 처리해야지 애닳던 일은 결국 출근해서 못 하고, 하루 종일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었던 머리는 불타올라 재만 남았다. 오늘 저녁은 더이상 일을 할만한 정신력이 남아 있지 않아. 결국 멍하니 허탈해하고 있다.
지금 내 정기 회의 스케쥴표를 본 친구가, 대학생 주4파 수업 스케쥴이라 말했다. ㅠㅠ 정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시기인가, 더이상 욕심 부려서는 안 되는 시기인가, 나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신입사원의 열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갈 체력도 기력도 시간도 없는 나이인가. 비슷한 연차의 사람들이 대부분 같은 이야기를 한다. "회의하느라 일 할 시간이 없어."
이런 날 옆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라지고, 아... 마음이 쓸쓸하여 술국에 소주 먹고 싶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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