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남자들!! 중 피가 찐~하게 이어진 두 명. :)
람람이가 16개월 즈음인가, 사진책의 상추 그림을 가리키며 삼촌을 번갈아 가리켰다. 아이가 듣기에는 '상추' 와 '삼촌' 때로는 '삼춘'의 발음이 큰 차이가 없었던게지. 그래서 그 뒤에 "람아 상추 어디있니~?" 물어보면 항상 삼촌을 가리키곤 했다.
삼촌의 방은 사실 접근금지 지역이라 람이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데, 요즘은 간혹 검을 한 손에 높이 치켜들고 소리를 지르며 쳐들어가기도 한다. 물론 삼촌이 벌떡 일어나면 으아아 하면서 도망나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걸어가며 소파에 머리를 푹 파묻는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 "람아 어디있니??" 하면서 찾으며 안 보이는 척 해 주었더니, 이제는 수시로 숨는다. 두 손을 가리고 걸어다니며, "람이 어디있지??" 하면서 람이 몸을 건드리며 발을 들고 팔을 들고 옷을 추켜올려도 아무 소리 내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자기 딴에는 지금 아무도 자기를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 너무넘누머누머너ㅜ무너문머누머눔 귀엽다.
남자 아이에게는 잠재된 폭력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에, 아빠로 대표되는 집안의 남자 어른이 육체적인 놀이를 과격하게 해줌으로써 그 방면의 욕구를 소비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만 아이의 욕구불만이 쌓이지 않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집에서는 아빠도 물론 해주지만, 삼촌이 특히 격렬하게 놀아준다. 이리저리 들고 돌리고 흔들고, 배에 손을 얹어 흔들며 바이브레이션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람이도 소리를 내며 웃고 소리내고 웃고 아주 좋아한다. 다만, 격렬하기에 아이도 삼촌도 지속시간이 짧다. 만나면 짧고 강렬하게 놀고 쿨하게 헤어진다.
상추는 형제가 없는 람이에게 최대의 경쟁자이다. 삼촌이 집에 있든 없든, 람이가 이를 닦기 싫어하거나, 씻으러 안 올 때, 그럴 일 거의 없지만 - 먹지 않을 때, "어 삼촌이 한대~" 하면 멀리서부터 다다다다 달려와 자기가 하겠다고 손을 들고 몸을 들이민다. 삼촌이 없어도 삼촌이 약을 먹이고, 삼촌이 치카치카 시켜준다는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 동생 역시 장난기가 많아서 람이가 자기가 하겠다고 다가와도 비키지 않고 "삼촌이 할래, 람이 하지마." 라고 할 때가 있는데, 그러면 람이는 진심으로 삼촌을 밀어대며 "안~내!!! 안~내!!!!" (안돼) 를 외친다.
앙숙 관계, 애정 관계, 내 아들과 내 동생이다. 이십대 청년이 육아 전문가가 되어가는 과정이 항상 감사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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