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람이 658일 - 낮에 손톱 자르기. 네에!

LEEHK 2012. 11. 28. 09:31

매번 아이를 재우고 손톱을 잘랐다. 나도 졸려 죽겠는데ㅜㅜ 아이가 깊이 잠들 때까지 기다려서 다시 불을 켜고 일어나 손톱을 잘랐다. 일주일에 두 번씩, 내가 잘라버릇하니 아무도 자르지 않아-_- 부재기간이 길어지면 람이 손톱이 날카롭게 길어진다.

목요일 밤은 직장 동료 모친상에 가서 밤샘하고, 금요일은 학교 행사에 참여하고 귀가하니, 잘라줄 타이밍을 놓친 람이 손톱이 1미리 정도는 길어져 있었다.

잘 때까지 기다릴 상황이 아니라 잘 설명하고 앉혀 보았다. 성남 할머니 무릎에 앉아 성남 할머니께서 꼬옥 안아준 덕분인지 열 손가락과 발톱까지 손을 보는데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기만하며 얌전히 있었다. 이 또한 감동이었다. 이제 깨어있는 상태에서도 손톱을 자를 수 있는 아이가 되었구나!!

때때로 깨닫는 것인데- 아이는 충분히 성장했으나 부모는 그것을 모르고 있을 때가 많다. 시도해보면 아무런 진입장벽 없이 가능할 때가 많다.

아이의 발전 속도는 눈부시다.

 

 

 

 

람이를 재울 때, 람이가 좋아하는 사자베개를 베고, 어른과 똑같이 이불을 가슴까지 덮어달라고 한다. 그리고 노래를 불러준다. 한참 부르다보면 하품하고 눈비비고 긁어주다 잠드는 순서다.

요즘 "네에!" 하는 대답을 시키면 잘 하는데 그 발음이 어찌나 이쁜지 자꾸 듣고 싶다.

 

잘 자세를 다 갖추고 불을 약하게 해놓은 뒤에 "엄마 노래 불러줄까?" 하면 "네에!" 하고 대답한다. 가느다랗고 예쁜 목소리는 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엄마 얼굴과 입을 집중해서 바라본다. 한 곡 끝나고 또 묻는다. "엄마 노래 불러줄까?" "네에!" 대답하는 게 어찌나 이쁜지, 멍하니 졸려질 타이밍을 뺏는 것 같아도 중간중간 계속 물어보게 된다.

"엄마 노래 불러줄까?"

 

 

 

"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