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당신도 알았더라면>이란 책에서 ‘아이는 조개 껍데기같아서 단단한 껍질을 벌릴 때 보드라운 속살을 보일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하면 껍질을 닫아버리고 아이와 엄마는 지구와 달나라만큼 먼 존재가 된다’ 라는 문장을 보고 번개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 최윤영 아나운서의 육아퇴직 관련 인터뷰에서 발췌하자면 문장이다. 아이와의 시간 때문에 퇴직할 생각은 없지만^^;; 몸이 아파 휴가를 쓴 건지 자기랑 놀아주러 집에 있는건지 전혀 모르고 천둥벌거숭이처럼 집안을 뛰어다니며 좋아하던 람이를 보며 지금 껍질이 열려 있을 때 많이 사랑해주어야겠다 다시금 생각했다.
열이 올라 방 안에 이불을 덮고 누워있으면 거실에서 두 팔 들고 뛰어들어와 엄마의 명치에 헤딩한다. "아야야야. 엄마 아야아야해." 하든말든 엄마 몸 위에 아기의 조그만 몸이 최선을 다 해 올라와 기우뚱거리며 놀다가 이랴이랴 말도 탔다가 엄마 원피스 앞 단추에 집중한다. 동그라니 볼록한 이마에 뽀뽀하면 배시시 웃다가, "바나나 먹자!" 하는 할아버지 목소리에 허겁지겁 넘어질듯 달려나가 한 입 받아먹고 다시 방으로 뛰어와 엄마 몸에 쓰러지듯 넘어진다. 자야겠다 싶어 방문을 닫으면 울부짖으며 방문을 두드리다가 까치발을 하고 문고리를 아래로 내린다. 천천히 열리는 문 사이에 의기양양한 표정이 보이고, 다다다다 달려와 점프하듯 엄마 배로 내리꽂는 작은 아기가 고사리같은 손으로 엄마 얼굴을 꼬집는다. 아프다. 마주 꼬집으며 "너도 아프지!?" 하면 삐져서 거실로 나가버린다. 누워서 조용히 쉬어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아이가 오지 않으면 허전하다. 거실에 들리는 웃음소리 발소리 만으로도 아이의 위치를 추적한다. 예쁜 아기, 웃음 소리는 또 얼마나 이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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