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람이 547일 - 방학. 쌍곡계곡. 나도. 개학 선물.

LEEHK 2012. 8. 7. 01:21

 

 

삼촌을 뺀 성남 가족들과 괴산 쌍곡계곡을 방문했다. 비싼 자리세를 내더라도 성남 할아버지께서는 람이를 위해 쉴 곳 부터 마련해주셨다. 처음에는 흥이 나서 다짜고짜 아이를 데리고 깊은 곳으로 들어가니 아이는 기겁하고 찬 물에 닿은 곳은 두드러기가 돋았으며, 몸을 긁었다. 계곡물도 안되는구나 상당히 낙심하였다. 람이를 안고 풀 죽어 돌 위에 앉아있는데, 짐 정리 끝나고 늦게 오신 성남 할머니께서 얕은 곳에서 걸음마를 시작하며 즐겁게 물에 익숙하게 도와주시니, 아이는 물에 들어와도 긁지 않았다. 물을 좋아하며 깊은 곳에서도 즐겁게 놀고 입술에 자줏빛이 도는데도 안 나가겠다 난리였다. 잘 먹고 잘 자고 땡깡 부리는 진상이도 강림했다가 감기 안 걸리고 무사히 놀이를 끝마쳤다. 람이와 다음에도 물놀이를 갈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햇살이 너무 강렬하여, 일산 할머니께서 챙겨주신 프리메라 베이비 선크림도 람이에게 처음이지만 전체적으로-_-; 발라보았는데 다행히 트러블 없었고, 덕분에 뙤약볕에서 뛰댕기며 얼굴이 버얼개졌었는데도 피부에 큰 문제 없었다.

 

5일쯤 전부터 "나도"라는 단어를 말하기 시작했다. 어른이 냉장고를 열거나, 싱크대에 가 있거나, 양치를 하고 있으면 다가와 매달리며 울부짖는다. "나~도~" 발음이 부정확하고 매번 하는 것은 아니라서 일산 가족들과 람이 부모만 들어보았을 뿐 아직 성남 가족들은 듣지 목격하지 못 하였다.

람이는 어린이집 방학 기간의 절반을 아빠와 일산 친가에서 보냈다. "나도"를 일산 친가에서 시작했다. 성남에서 회사를 다니느라 며칠 떨어져 있었는데, 직접 목격하지 못 한 것이 처음이라 큰 충격이었다. 기분이 나쁜 종류는 전혀 아니고, 그저 아이가 도약하는 모습을 놓쳐서 매우 서운하며 낯선 기분이었다. 람이와 떨어져 있는 이틀밤은 참- 좋았다. 달콤한 자유였다. 하지만 "나도" 소식을 접한 뒤로 아이가 너무 보고싶어져서 일산으로 퇴근하는 금요일은 두근거릴 지경이었다. 람이는 일산에서 사랑을 듬뿍 받아 더욱 성장하여 있었고, 삼일 만에 보는 엄마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답싹 안겨 한동안 떨어지지 않았다. 아이가 온 몸으로 달라붙어 토닥여줄 때의 행복은 그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다.

 

개학 선물로 람이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께서 직접 옷을 만들어 보내셨다. 직장인의 금쪽같은 휴가 기간에 편히 쉬지도 못하시고 예쁜 옷을 만들어주셨다. 여성스러운 손재주가 부족한 탓에 이런 작품을 보면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감동과 감사와 행복이 가득하다. 아- 정말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