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반 즈음 자러 들어와서 불을 끄고 엄마 아빠 사이에서 뒹굴뒹굴 거리다 10시 넘어 잠든다. 꼭 하는 건 자기 발을 손으로 들어 내밀어 엄마 쳐다보기. 발바닥에 뽀뽀해달라는 뜻이다. 엄마 해봐, 아빠 해봐 조르면 둘 중 하나만 열심히 해 준다. 어제는 아빠였다. "아-빠!" "아-파!" "압-빠!" 잘 했다고 칭찬해주면 씨익 웃는다.
어제부터 기침이 심해서 기침하며 짜증내고 팔과 목을 긁는데, 엄마랑 아빠 쪽을 번갈아 보고 옆으로 누워 팔을 엄마 아빠 얼굴에 턱 하니 걸치고 마구 옹알이한다. 람이를 재우고 하루 일과를 대화하자며 불을 끄지만 아이를 재우다 어느새 둘 다 잠들어버린다.
어제 최종 선택은 아빠였다. 람이가 조용해져서 보니 아빠 쪽을 보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두 남자가 서로 끌어안고 자고 있은 풍경은 참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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