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허하여 터벅터벅 집에 들어오니 현관 중간문 유리 너머로 활짝 웃고 있는 람이가 보였다. 다녀왔습니다 고개 숙여 인사하니 마주 고개를 꾸벅 숙인다. 엄마 갔다왔어 손을 흔드니 양손을 마주 흔들며 웃는다. 천사같이 예쁘다.
같이 씻고 방에 데리고 들어가 젖을 먹이니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양치시키고 재우려고 호들갑 떨며 뽀뽀해주며 말했다. 람아, 이제는 저녁에만 젖 먹을거야. 아침에는 젖 안 먹을거야. 지금 많이 먹어. 알아들었는지 삼십분 동안 물었다 놨다 섰다 앉았다 웃으며 장난치며 계속 빨다가 배부른지 그만 먹겠다며 드러눕는다.
발바닥에 뽀뽀해주면 다른쪽 발바닥을 손으로 잡아 내민다. 번갈아 부드러운 발바닥에 뽀뽀를 퍼부어주면 좋아라 웃는다. 람아 엄마 해봐~ 엄마 해봐~ 배시시 웃기만 하길래 우는 시늉을 하며 졸랐다. 히잉히잉~ 람아 엄마 해봐~ 씨익 웃으며 조그만 입술을 달싹인다. "암~마!"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르며 안아주면 행복한 표정으로 웃는다. 매일 응! 냐냐냐냥~ 아앙~ 같은 옹알이만 듣다가 의미 단어를, 그것도 엄마라는 단어가 예쁘게 웃은 내 아기의 입에서 나오니 세상에 이보다 더한 행복은 없다. 조르고 졸라 "엄마!", "음마!" 세 번을 듣고 볼에 뽀뽀도 받고, 행복하게 이불 위에서 뒹굴거렸다.
공허함은 무엇이고 지루함은 무엇인가. 아이를 낳는 순간 고생문의 시작이지만, 세상 최고의 행복을 맛볼 수 있게 된다. 뒹굴뒹굴 굴러다니는 아이를 피해 구석에서 잠들면서도, 람이의 자는 얼굴을 한 번 더 보고 또 보며 생각한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귀여운 생명체가 있을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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