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람이 403일 - 뒷목과 윗입술에 피. 눈가에 피멍.

LEEHK 2012. 3. 15. 21:33

원래 뒷목을 잘 긁는데. 어찌나 자근자근 긁어주셨는지 피투성이다. 졸리거나 짜증나면 뒷목을 긁고, 예민하신 피부는 자극이 금새 부풀고 붉어진다. 또 긁고 점점 심해지는 악순환. 불쌍하면서도 짜증난다. 모든 아토피맘의 공통된 울화일게다.

 

원래 잘 그러는데 오늘은 얼집에서 긁어와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선생님들은 대처를 잘 해주셨는데... 죄송스럽기도 하고 그렇다. 얼집 보내면 한동안 스테 달고 살거라 각오했는데, 이 주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 다행이기도, 감사하기도 하다.

 

집에 와서 내 보는 앞에서도 창틀에 박치기 해서 엉엉 울고 눈가에 피멍, 거실 티비장 모서리에 입을 박아 윗입술에 피 나는 상처 하나. 집에서 엄마가 돌본다고 해도 이리 상처가 나는데, 얼집이라서 관리를 못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몸이 원에서 상하면 선생님들도 오죽 속상할까. 나도 이리 속상한데... 그래서 기왕 다칠 거면 집에서 다치고, 긁어 피를 낼바엔 집에서 했으면 좋겠다.

 

람이 오늘도 참 이쁘게 잘 놀고 잘 웃고 애교도 많이 부렸다. 하지만 람이 피를 여러 번 보아 좀 속상한 날이다. 아예 안 다치고 클 수는 없으니 나는 대범한 엄마가 되어야 할텐데... 칫. 그래도 속상한 건 속상한 거다.

 

목욕 후에 여느때처럼 몸을 마구 긁는 람이를 한 대 치고 싶은 충동을 몇 번이나 눌러 참았다. "야, 너 엄마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 라는 헛된 말로 그저 화풀이. 보습하는 동안 마구 긁다가도 옷 입히면 멈춘다. 달려와 안겨 방에 가자고 "응! 응!" 소리를 내거는 젖 먹고 기절하여 담든다. 거의 매일의 풍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