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람이 392일 - 새벽의 '주세요!'

LEEHK 2012. 3. 5. 18:17

새벽 네 시쯤 여느때처럼 람이가 낑낑대기 시작했다.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나 만져보려는데 눈을 감은 람이가 두 손으로 '주세요!'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세요!'는 약 이 주 전 떡뻥튀기를 이용해 성남할머니가 연습 시켜 습득한 개인기다. 두 손을 살짝 웅크려 손바닥을 하늘로 하여 포게고는 어른을 올려다 본다. 안 주면 두 손을 탁 탁 치며 "응! 응!" 소리를 낸다. 간절해보여 무척 귀엽다.

 

새벽에 '주세요!' 손 동작을 보고 목이 마른가 싶어 머리맡의 빨대컵을 주었더니 삼사분 빨다 쉬다 하다 금새 다시 잠들었다. 매일 밤 킹킹대다가 울고 보채는 흐름이었는데, 큰 울음 없이 쉽게 해결하니 웃기고 신기했다.

 

울음으로 모든 의사 표현을 하니, 엄마는 기저귀도 봤다 달래도 봤다 긁어주기도 하고, 눕는 방향을 바꿔주기도 하고 물도 주고 하며 시간이 소요되었던 것이, '주세요!' 동작이 늘어 의사소통이 수월해졌다. 정말 신기하고 기특하다.

 

곧- "목말라~~" 라고 말 하는 순간도 오겠지. 어쩌면 엄마를 안 깨우고 혼자 물 마시고 다시 잘 수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