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밤에 이유 없이 우는 아기, 영아산통?

LEEHK 2011. 8. 20. 19:06

 

 

 

 

청소기 헤어드라이어 만든 이들에게 노벨 평화상을!!! 백색 가전 구하기 힘든 시절에는 밤에 우는 아기를 어찌 달랬을꼬...

 

시뻘개져서 악을 쓰며 넘어갈 듯 울기 시작하면 스스로도 제어가 안 되는 듯.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다. 처음엔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당황스럽고 초조하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여유있게 말한다. 드라이기 가져와.

 

귓가에 욍~~~~~ 하면 바로 울음을 뚝 그치고 눈이 말똥말똥 해진다. 숨도 가쁘고 작은 울음이야 남았지만 달래기 수월해진다.

 

 

자궁 동맥이 흐르는 소리가 진공청소기 소리와 같이 들린단다. 뱃속이 도대체 얼마나 시끄러웠을지,,, 같은 유형의 소리로 드라이기, 라디오 주파수 안 맞는 소리 등이 있다.

 

입으로 쉬~~ 하는 귓가에 들려줘도 비슷하지만, 아기가 악을 쓰고 울 때는 너무 작은 소리라 효과가 없다. 입으로 내는 소리를 귓가에 들려주는 것은 작은 울음에 통한다. 주로 우는 것 진정시키며 트름시킬 때 사용한다.

 

 

밤에 이유 없이 아기가 자지러지게 우는 건 원인이 몇 가지 있다.

 

 

1. 배에 가스가 찬 경우.

 

트름이나 방구로 미쳐 나오자 못한 가스가 복통을 유발한다. 다리를 배 쪽으로 끌어당기며 운다는데 경황이 없어 살피지는 못했다. 다만, 이후 트름을 적극적으로 시켰더니 밤에 우는 횟수가 줄었다. 정말 큰 소리로 꺼억 하고 수유시간은 물론 그 외에도 수시로 트름을 했다. 울기 시작하는 시점 역시 수유 중간이나 직후였다. 주로 사출이 심한 엄마 젖을 먹다 공기를 여러 번 마시고 배는 아프고 배는 고프고 이러다 울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해결책은 딱 두 개. 수시로 트름시키기와 응가할 때 방구로 빼내기 뿐이다. 진정시키는 방법으로 청소기 소음은 통했다.

> 트림시키는 방법 : 손목에 가까운 손바닥으로 애기 왼쪽 갈비뼈 있는 곳 아래를 동그랗게 문지르거나, 척추 왼쪽 식도 따라 슬쩍 올리면 좋다. 위와 식도를 부드럽게 자극해서 공기를 올라오게 한다. 손바닥을 오목하게 만들어서 두드려도 좋지만 너무 세개 치면 토할 수 있으니 조심한다.

> 방구로 나오는 데 도움되는 방법 : 사진의 자세로 응가할 때 아기 다리를 잡으면 원활히 배변이 되며 뱃속 가스도 함께 배출되기 쉽다. (실제로 저 사진 잠깐 찍으려고 기저귀도 안 채우고 잠깐 안았는데 그 짧은 사이에 방구 바방 끼며 엄마 치마 위에 응가했다. ㅜㅜ)

> 모유수유부 식이조절로 도움 : 네번째 사진은 소아과 의사가 알려준 내용으로, 과학적 근거가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식이제한을 했었다.

 

 

 

 

2. 식도 역류.

 

먹은 것의 반 이상을 올릴 때 구토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일 5회 이상 토하거나 체중 증가가 없을 때 이상이 있다고 본단다. 우리 아가는 이에 해당하지 않았지만, 식도 역류가 심한 경우 위액 등으로 아플 수 있어 산통으로 오인되는 울음이 터진다고 한다. 병원 가서 약 처방을 받아야 한다.

 

 

3. 영아산통.

 

이유없는 울음을 모두 다 그렇게 부르는 듯 하다

 

앞의 1과 2를 포함시키기도 하는 듯 하지만, 구분되는 점은 1과2는 수유시간과 울음의 시점이 연관되지만 영아산통은 수유와 관계없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터진다. 엄마 뱃속을 나와 불안함에 우는 거라고도 하던데, 그래서 엄마 뱃속 같은 느낌을 주는 게 해법이란 이야기도 있다. 속싸개로 싸서 엄마 뱃속 같은 타이트함을 주고 앞 뒤로 살살 흔들어서 엄마가 걸을 때 자궁에 전달되었던 진동을 흉내내고, 엄마 뱃속과 같은 소음을 주기 위해 백색가전 소리를 들려준다. 정 안되면 드라이브 가란다. 자동차의 소음과 진동에 그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하도 울어 응급실에

 

가는데 차를 타고 가니 도착해서는 그쳤더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ㅎ

 

 

4. 한 번 터진 울음이 제어가 안 될 때.

 

이건 내 경험인데, 피곤할 때 잠투정할 때 배고플 때 평소보다 감정이 급하게 전개되어 악을 쓰며 무섭게 우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3의 해법을 쓰면 달래진다. 특히 백색가전 소음이 효과 좋다. 서두에 자세히 적었다. 더울 때도 있다. 하루는 얇은 우주복 하나를 입히고 있었는데, 너무 울길래 앞섶을 펼쳤더니 뚝 그친 적도 있다.

 

 

1과 4는 경험해봤고. 2와 3은 못 해봤지만, 초보 엄마들에게는 구분이 어렵다. -_- 울음을 달래기 어렵고 감당 안 될 정도로 무섭게 운다면 바로 청소기를 틀자.

 

 

사실 안아주고 도닥여줘도 애기가 그치고 싶을 때 그치는 거라 너무 힘들 수 있다. 귀마개를 끼고 안아주는 것도 방법이겠다. 엄마 심리가 불안정하지면 아가가 더 불안해해 더 울 수 있으니, 어렵겠지만, 엄마 마음부터 챙겨야 한다. 실제로 무릎에 앉히고 양손으로 귀를 막아 본 적도 있다. 애기가 왜 우는지 원인을 찾기 위해. ^^ 기저귀? 젖? 피곤한가? 지겨운가? 생각하려면 냉정해져야 한다. 악을 쓰는 울음 소리 1시간 듣다 보면 나중에 이명에 환청까지 온다.

 

 

물론 기본은 아기 생활 일지를 기록해 패턴을 추리해서 우는 원인을 찾아주는 거지만!! 도저히 모르겠는데 죽을 것 처럼 울 때를 대비해서 아기방에 헤어드라이어 상비하자. ^^

 

 

만에 하나 정말 아파서 우는 것일 수도 있으니, 진정된 후 체온 재는 것 잊지 말고. 소변기저귀가 하루에 6개 이상인지 확인하자.

 

 

 

그리고, 경험자로서 말하는데, 백 일이 지나면 혼자 수시로 트림하고 방구끼며 가스 빼고 이유없이 우는 일이 없어진다. 울어도 무엇인가에 호소하듯 운다. 그 이유는 대략 짐작이 간다. 희망을 갖자. 백일은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