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념의 문서화

뒤죽박죽

LEEHK 2011. 6. 23. 14:14

 

 

 

 

 

엄마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인종이 있을까.

 

내 무거움을 가족에게 지나치게 기대지 말자.

그들도 나와 같은 짐을 지고 있다.

그들까지 더 힘들게 해서 무엇하나.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니까.

왜 이리 우울하고 의욕 없고 바닥으로

떨어져내리는 것인가.

 

해야 할 일이 있지만

하지 않는 멍청함. 무기력증.

 

아이는 예쁘다. 착하다. 귀엽다.

안쓰럽다. 순하다. 고집이 조금 있고

까다로운 면이 상당히 있지만.

 

이것이 아기의 특징일까

아토피 환자의 특징일까

하는 의문이 마음 속에 올라오면

미친듯이 우울해진다.

 

죽을 바에는 약을 쓰자.

죽을 각오로 못 할 일이 무엇이랴.

이 마음으로 버텨야지.

 

왜 사람은 돈을 벌고 살아야 할까.

 

손을 잡고 하루 종일 있다 보면

멍청해진다. 도덕 관념이 사라진다.

뱃속에 있던 시간이 아직 더 긴 아기인데.

10개월 간 배 안에 있던 아기가

세상으로 나와 적응하기가 어려워

피부가 그 고생을 하고

딱 그만큼. 10개월 이후면 좋아지는 것일까.

 

하루에도 수십번 사과하고

수십번 사랑하고 수십번 미워하고

수십번 슬퍼하고 여러번 고마워 한다.

 

나쁜 생각도 여러번.

주체할 수 없는 연속되는 상념들.

이 아이를 만나기 전보다

얼마나 더 놓아야 잡혀야 하나.

나에게 얼마나 큰 행복을 주려고

이렇게 예행연습을 하는 것이냐.

 

미소 한 번에 녹아내리고

사소한 발달사항에 자랑스러워지고

작은 웃음소리에 나도 모르고 춤이 춰지고

 

쉽게 편하게.

노력보다 거둬들이는 게 항상 많았던

자신만만하고 즐겁게 살다가

 

만만하지 않은 세상을 이제야 배워간다.

아이는 부모의 선생님이라는 말이 이래서일까.

 

힘들다.

즐겁다.

괴롭다.

행복하다.

죽고 싶다.

삶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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