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신혼집에는 에어컨이 없었다.
2년만 버텨보자 하면서 구입한 것이
한일전기의 리모컨 선풍기였다.
너무 더워서 어찌 버텼나 기억도 안 나지만
리모컨 선풍기는 정말 많이 유용했다.
누워서 버튼 하나로 가동, 회전^^
올해 람이를 낳고 리모컨 전지도 갈고
유용하게 쓰려는데 회전이 안 되는 것이다.
회사 안 다니고 휴직하면
서비스센터 방문 따위 평일에 다녀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도저히 외출이 불가능했다.
신랑이 알아봐 준 출장 기사분을 불러
수리를 요청하니 웬걸.
모터가 아니라 메인기판 문제란다.
출장비 1.1만원. 메인기판 부품 3~4만원.
새 선풍기 5만원.
전 같으면 그냥 새로 샀을거다.
그런데 문득 그 순간 람이가 생각나는거다.
문명이 더럽힌 부작용으로 아토피가 생긴.
이 지구를 다시 맑게 만들기 위해,
어른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기 위해 몸을 희생하는
작은 천사가 생각나는거다.
돈이 더 들더라도 고쳐쓰자.
람이 가족은 자원을 낭비하며 살지 않는다.
수리해달라고 하니 기사분도 당황하셨다.
그 돈이면 새 제품 사는데- 하며.
그렇게 접수하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물건이 돌아오지 않아 물어보니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며 본사에서도
그 모델 때문에 난리라고 한다.
결국 수리비는 받지 않고 출장비만 받아
동일모델 DP제품으로 교환해주었다.
1.1만원에 선풍기 수리한 셈이다.
여름에 당장 쓰기 좋으니 만족이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
람이를 위해 환경을 위해 좋은 선택을 하니
좋은 결과가 돌아왔다.
람이는 복덩이.
람이가 람이 엄마에게
바른 방향을 일깨워주려고
내 옆에 와 주었구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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