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념의 문서화

람이와 리모컨 선풍기

LEEHK 2011. 7. 6. 19:48

 

양재동 신혼집에는 에어컨이 없었다.

2년만 버텨보자 하면서 구입한 것이

한일전기의 리모컨 선풍기였다.

 

너무 더워서 어찌 버텼나 기억도 안 나지만

리모컨 선풍기는 정말 많이 유용했다.

누워서 버튼 하나로 가동, 회전^^

 

올해 람이를 낳고 리모컨 전지도 갈고

유용하게 쓰려는데 회전이 안 되는 것이다.

회사 안 다니고 휴직하면

서비스센터 방문 따위 평일에 다녀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도저히 외출이 불가능했다.

신랑이 알아봐 준 출장 기사분을 불러

수리를 요청하니 웬걸.

모터가 아니라 메인기판 문제란다.

 

출장비 1.1만원. 메인기판 부품 3~4만원.

새 선풍기 5만원.

 

전 같으면 그냥 새로 샀을거다.

그런데 문득 그 순간 람이가 생각나는거다.

문명이 더럽힌 부작용으로 아토피가 생긴.

이 지구를 다시 맑게 만들기 위해,

어른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기 위해 몸을 희생하는

작은 천사가 생각나는거다.

 

돈이 더 들더라도 고쳐쓰자.

람이 가족은 자원을 낭비하며 살지 않는다.

수리해달라고 하니 기사분도 당황하셨다.

그 돈이면 새 제품 사는데- 하며.

그렇게 접수하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물건이 돌아오지 않아 물어보니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며 본사에서도

그 모델 때문에 난리라고 한다.

결국 수리비는 받지 않고 출장비만 받아

동일모델 DP제품으로 교환해주었다.

 

1.1만원에 선풍기 수리한 셈이다.

여름에 당장 쓰기 좋으니 만족이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

람이를 위해 환경을 위해 좋은 선택을 하니

좋은 결과가 돌아왔다.

 

람이는 복덩이.

람이가 람이 엄마에게

바른 방향을 일깨워주려고

내 옆에 와 주었구나.

 

고마워.

' > 상념의 문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도합니다.  (0) 2011.08.02
더운 여름 육아 스트레스. :)  (0) 2011.07.19
모든 문제의 해답.   (0) 2011.07.05
뒤죽박죽   (0) 2011.06.23
해도 티 안 나지만 안하면 정말 심해지는.   (0) 2011.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