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위험했던 시기를 무사히 지나, 지금은 그냥 위험한 시기-_- 를 지나고 있다.
많이 위험한 시기냐 아니냐는 내맘대로 하혈 여부로 결정한다.
7주 때 하혈이 심해서, 팀장님께 양해를 얻어 일주일 휴가를 내고 집에서 누워만 있었다.
8주 때는 출혈이 적어졌고, 지금은 살짝 비치는 수준이다. 많이 줄었다.
임신 7~8주 즘에는 버스를 타면 멀미가 심해서, 2주 정도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택시에서도 멀미를 했다.
이번 주는 버스에서 멀미를 덜 하는 것 같아 버스를 타고 다닌다. 택시 기사 아저씨들 상대하는 것도 참 피곤하다.
입덧의 증상을 쉽게 설명하자면 '지독한 숙취' 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밤새 미친듯이 술먹고 새벽까지 달린 뒤, 잠깐 잠들었다가 3시간 만에 깨서 화장실로 달려가 속을 비우는 기분이다.
물이나 우유도 다시 토하고, 허리를 펼 수도 없으니 앉아있거나 서 있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누워 있어도 괴롭다.
입덧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1. 그 때 그 때 먹을 수 있는 게 달라진다. (먹고 싶은 것- 이 아니라 먹을 수 있는 것- 이 포인트!)
어제 잘 먹었던 건데 오늘은 냄새만 맡아도 죽을 것 같아질 수 있다.
2. 소화가 안 되어 명치 아래가 꽉 막혀 있다. 소화 불량이 무서워서라도 먹는 게 두려워진다.
3. 공복에 특히 심하다, 어지럽고 현기증나고 느글거리고 토할 것 같다.
4. 냄새에 민감해진다. 평소 느끼지도 못했던 온갖 냄새들이 난다. (밥 냄새, 발효 냄새, 마늘 냄새, 냉장고 냄새)
평소에 쳐다보지도 않던, 사탕류- 무설탕크래커- 식당 배식- 등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다.
소화가 도저히 안 되서 죽을 것 같을 때는, 매실청을 물에 타서 얼음 띄워 먹거나, 사이다를 마신다.
탄산도 안 좋고, 패스트푸드도 안 되는 것 알지만, 일단 내가 살고 봐야 하겠기에 어떻게든 먹히는 걸 쥐고 먹는다.
빈속으로 출근하면 출근길 속이 뒤집어지기 때문에, 일어나자마자 일단 뭔가를 먹어줘야 한다.
매일 아침 우유에 씨리얼을 말아서 꾸역꾸역 먹으며 기도한다. "너만은 질리지 말아줘. ㅠㅠ"
그나마 9주에 접어들어 다시 '밥' 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쌀을 먹게 된 것은 참 기쁜데, 공복일 때 입덧은 더 심해져서 중간중간 속이 안 좋을 때마다 뭔가를 먹어야만 한다.
먹고 비우고 먹고 비우고, =_= 괴롭지만, 그래도 공복을 피하기 위해 전체적인 음식 섭취량이 늘었다.
7~8주 때는 거의 먹은 게 과일 밖에 없었으니까 제대로 못 먹고 힘들고 괴롭고 여차저차해서 빠졌던 3kg이
간식 섭취량이 늘고 밥도 먹으니 지금 살짝 1kg 올라온 상태다.
임신 전 보다 2kg이 빠지긴 했는데, 그렇게 빼고 싶을 때 안 빠지다가 애기 생기고 빠지는 게 웃기면서도.
이따구로 해야 살이 빠진다면 난 그냥 펑퍼짐하게 살래... 라는 기분이다. 아 너무 괴롭다. ㅠㅠ
12주가 되어야 1차 안정이 된다고 하니, 3주 정도만 힘내서 더 버티면 되겠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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