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생명을 기다리다

임신 11주 - 친정으로 피접. 덕배 목 뒤 투명대 두께 검사.

LEEHK 2010. 8. 10. 19:16


 입덧이 심해지고 더위에 시달리다보니 체중도 줄고 기력도 떨어졌다.

 안식휴가를 신청해 5일간 쉬기로 했다.

 친구와 해외여행가려고 두고두고 아껴두었던 것이지만

 덕배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사용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친정 내 방에서 5일을 보냈다. 

 전기세 많이 나온다고 평소 잘 틀지도 않는 에어컨을 딸냄 배불러 왔다고 하루종일 틀어주셨다.

 약하게 틀어놓고 선풍기도 활용하며 쾌적하게 보냈다. 

 엄마 아빠 동생 신랑의 사중날 보호를 받으며 먹히는 대로 집어 먹었다.

 먹고 토하고 괴로워하고 힘들어하고, 엄마는 입덧이 이렇게 심할 줄 몰랐다며 놀라셨다.


 중간에 이틀 정도 신랑만 혼자 시댁에 다녀오고, 나머지는 친정에서 머물렀다.

 밥솥을 열면 항상 밥이 있고! 냄비에는 국과 반찬이 있는 현실에 감사하며

 처가살이도 나쁘진 않겠다는 이야기도 넌즈시 건네더라.



 휴가가 끝나갈 무렵, 병원에 다녀왔다. 덕배는 5.5 센티가 되어 있었다. 

 하루에 1mm 씩 크던 추세에 맞춰 4 센티 정도일 거라 예상했는데

 3개월 말부터 4개월 정도까지는 하루에 2mm 씩 크는 빠른 성장기를 보내나보다.

 건강하고 잘 커줘서 정말 기쁘고 감사했다.

 158 bpm 으로 잘 뛰고 있는 심장도 보이고 꼬물거리는 손가락, 발가락, 척추뼈도 보였다.


 11주~13주 사이에 실시하는 기형아 검사로는 목 뒤 투명대의 두께 확인이 있다.

 기준이 되는 수치는 저위험 1.0mm, 고위험 2.5mm 인데 덕배는 다행히도 1.1~1.2 mm가 나왔다.

 비교적 정확한 피검사가 더 있는데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해서 하지 않았다.

 

 매년 하던 건강검진 결과를 가져갔는데, 겉보기와는 다르게 속이 부실하다며

 빈혈이 심하니 철분제는 8월 내로 먹기 시작하고, 당 수치가 좋지 않으니 

 저칼로식 위주로 섭취하라고 하였다.

 요새 자꾸 머리가 띵하고 어지럽고 두통도 있던 이유가 빈혈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음 검사 때는 공복 상태의 혈당을 재 보자고 하시던데,

 4개월이 되면 입덧이 줄어들테니 공복이어도 괜찮겠지.


 덕배가 5.5cm 이니, 실제 양수도 있을거고 자궁은 그보다 클 것이다.

 체중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볼록하니 나오던 이유가 궁금했는데,

 덕배의 빠른 성장이 원인이라 생각하니 기쁘고도 감사했다. 

 

 덕배야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앞으로 29주-_-도 건강하게 잘 보내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