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을 하면 괴롭다. 먹지도 못하고 몸도 힘드니까.
입덧이 조금 가라앉아 몸이 편해지면 괴롭다. 혹시 아기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하고.
입덧을 다시 시작하면 기쁘다. 아기가 건강하구나. 그리고 또다시 괴로워한다 미식미식- 숙취 같은 기분.
임신 초기 하혈 이후 피가 비칠 때마다 병원을 가다 보니 3~4일에 한 번씩 가게 된다.
병원비는 별로 걱정이 안 되는데, 내가 너무 조급증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 까짓 병원비 모아봤자 일이백 이상 나오겠어??? 나 그정도는 번다고 -_- 회사 의료비 지원도 있고;;
12주 이전에 유산되는 것은 태아의 선천적 결함때문에 자연적으로 도태되는 것으로써
아무리 의학이 발달된다 하여도 막을 수 없는 부분이고, 엄마나 아빠의 문제와는 전혀 관계없다고 한다.
이리 발을 동동 구르고 초조해하며 마음을 졸여도 건강한 아기라면 잘 자랄거고, 아니라면 잃어버릴 거란 이야기.
절박유산과 절대안정도 같은 이야기이다.
절박유산은 아가가 유산 위험에 처해 있다는 뜻으로, 유일한 대책으로 엄마가 누워만 있으라고 주문한다.
유산방지주사라면서 황체호르몬 주사를 놓아 주기도 하는데, 이 역시 맞아도 도움이 된다는 보장은 없단다.
그저 플라시보 효과 처럼 엄마의 마음이 안정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일까?
지난 주에 일주일 내내 휴가를 써서 몸의 안정을 이뤘는데, 출근하기 전 날 또다시 피가 비쳤다.
덕배가 엄마 출근하는 게 싫은가? 다시 병원에 가 봤자 누워있으라는 말 밖에 못 들을 것 같고,
이런 식이면 이번 달 내내 쉬어야 하는데 그것은 또 간단한 일이 아니다.
집에 있어도 피가 비칠 거라면 피가 비칠 거고, 출근해도 피가 비칠 거라면 피가 비칠 거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사람도 아니고, 책상 위에 앉아서 일하며, 힘들 때 잠시 몸을 눕힐 수 있는 휴게실도 있고,
택시로 출퇴근 하며 최대한 내 몸을 아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
월화- 는 매우 힘들고 괴롭더니, 수목- 은 몸이 많이 괜찮아졌다. 입덧도 덜하고 피도 안 비친다.
몸이 괜찮아져도 고민인게, 또 계류유산이라는 게 있단다.
절박유산은 아기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아기집이 피와 함께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으로 출혈이 그 징조이다.
반면에 계류유산은 출혈, 통증 없이 자궁 안에서 아기의 심장이 멈춰버리는 것을 말한단다.
피가 비쳐도 고민, 피가 없어져도 고민이다. 입덧이 심해도 고민, 입덧이 가라앉아도 고민.
피가 비치면 절박유산일까 고민, 피가 없어도 계류유산일까 고민.
입덧이 심하면 몸이 힘들어 고민, 입덧이 가라앉으면 아기가 괜찮을까 고민.
덕배가 건강할거라 믿고, 마음을 안정하고 잘 먹고 잘 쉬라지만-
실제 마음은 집에 초음파 기계를 하나 사서 들여놓고 싶다.
매일 아침 덕배의 모습을 확인하고 하루를 기운차게 시작하면 어떨까!?
... -_- 뭐 이런 이야기.
12주가 지나도 유산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그것도 걱정.
심장 소리 들어 행복한데, 심장 소리 들었다고 해서 유산 안 되는 거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하고,
심장박동수가 109~111 로 정상 범위지만, 이상치 150~180보다는 낮다고 해서 그것도 또 하나의 불안요소.
덕배가 생겨서 정말 기쁘고 행복한데, 나처럼 긍정적인 사람도 이리 불안의 요소가 커져 휘둘리니.
생명을 탄생시킨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구나.
그나마 매일 아침 기원문장을 수첩에 적게 된 뒤로 많이 마음이 좋아졌다.
1. 덕배는 내년 2월에 건강하게 태어난다.
2.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엄마를 덕배는 자랑스러워한다. 덕배와 함께 행복하다.
3. 피가 안 나서 행복하다. 고마워 덕배야.
4. 덕배는 꼬물꼬물 쑤욱 자란다. 엄마는 행복하다.
5. 덕배는 꼬물꼬물 쑤욱 자란다. 엄마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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